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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종이 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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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05.14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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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그래프턴의 한 교회에서 애나자비스 부인은 주일학교 학생에게 어머니처럼 존경을 받았으나 갑자기 병으로 죽고 말았다. 슬픔에 싸인 아이들이 선생님이 돌아 가신 날을 기념하기 위해 딸 안나와 생존시의 이야기를 하며 기도를 드리자고 의논했다. 자비스 부인의 제사날이 되자 아이들은 약속대로 교회에 모였고, 안나는 흰카네이션을 어머니 영전에 바쳤다.

이후 1908년 미국 시애틀에서 처음 어머니날 잔치를 열고 미국 국회에서는 5월 둘째 주일(主日)을 어머니날로 정하게 됐다.

꽃말이 ‘자비로움’인 카네이션은 수수한 모습의 꽃이다. 그것은 장미처럼 붉지도 않고 백합처럼 꽃잎이 뚜렷하지도 않다. 그 향기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모성애도 그런 것이리라. 가장 먼저 카네이션을 어머니의 꽃으로 정한 사람은, 장미를 애인에 비유한 시인 보다 훨씬 더 재치가 넘친다.

고대 그리스의 대관식에도 사용됐던 카네이션의 어원은 ‘신성한 꽃’이지만 색상과 나라에 따라 그 의미가 다르다. 붉은색 카네이션은 사회주의와 노동운동의 상징이어서 이탈리아 등에선 노동절 행진 때 등장한다. 흰색은 순수한 사랑의 상징이고, 프랑스에서 자주색은 장례식용이다. 아일랜드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녹색 카네이션을 달고 다녔다. 그가 동성애 사건에 휘말리면서 녹색 카네이션은 동성애자 상징이 됐다.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종이 카네이션’ 논란이 벌어졌다. 작년 10월 권익위는 부정청탁금지법 지침을 언론에 소개하면서 “돈을 주고 산 생화나 조화(造花)는 안되지만, 학생들이 만든 종이 꽃은 금품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스승의 날이 가까워 오자 권익위는 “‘당시 종이꽃 허용’은 공식입장이 아니었다”며 “원칙적으로 종이 꽃도 위법”이라고 밝혔다. 

‘도덕’의 문제를 ‘법’으로 해결하려다 보니 문제점이 발견된다. 한송이 카네이션이 청탁금지법의 근본정신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의 미풍양속은 보존되도록 법을 보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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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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