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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오피니언 아침을 여는 시
[아침을 여는 시] 아카시아
17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구명자
  • 승인 2017.05.16 22:30
  • 댓글 0

 

아카시아 그 희고 젊은 날 
당신은 내가 사는 작은 풀밭에서 
기름진 그대 숲으로 나를 훌쩍 옮겨 놓았어요
온 뿌리 그 물길로 여릿여릿 뻗고 있을 때
나는 사랑의 뒷켠이 날카로운 가시란 걸 몰랐어요

태양이 뜨거워질수록 순한 잎 억세어 가듯
당신은 견고히 솟는 가시로 꽃 속을 파고들었어요

꽃 속이 제 아픔인 줄 모르고 파고들었어요

사실 서로에게 벼린 것은 날카로운 가시가 아닌
고작 별처럼 돋는 하얀 소름이 아니었을까요
나는 매번 꽃이 지고 나서야 처음 사랑을 생각해요

아카시아 그 희고 젊은 날
한때의 기억은 간식 같아서
마음 깊숙이 숨겨놓은 간식 같아서
나는 오월이면 별처럼 돋는 그 꽃잎 몰래 꺼내먹어요

 

◆ 詩이야기  :   아카시아 꽃잎과 함께 오월 신록이 깊어간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첫사랑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 흰 꽃잎 같던 한때의 기억을 간식처럼 꺼내어 먹어 본다.
◆ 약력 : 구명자 시인은 방송통신대학교 전국문예지 시부문 최우수상, 울산기독문인협회 오늘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울산기독문인협회·울산작가회의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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