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울산청 과학수사계 경장

오늘도 과학수사(CSI)로 절도신고가 접수된다. 누군가가 집 안에 침입해 물건을 헤집고, 평생을 모아둔 패물과 귀금속, 현금을 가지고 도망간 사건. 피해자는 허무함에 허공만 바라볼 뿐이다.

침입절도 현장에서 범인의 흔적을 살펴보다 보면 침입한 흔적은 있으나 집으로 들어온 방법을 도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그 때, 피해자가 조심스레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 집 열쇠가 어디 있는지 아는 거 같은데...’. 현장을 감식하던 과학수사요원은 그제야 상황이 이해가 된다. 

절도 신고로 출동해 현장 감식을 하다보면 이러한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제법 많다. 집 열쇠를 화분, 돌 아래, 현관문 윗 틈새에 놓기도 하고, 소화전, 창고선반, 수도계량기 안에 넣어두고 다니는 분들도 있다. 집주인의 연령도 폭넓고 열쇠를 두고 다니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또한 전자도어락 비밀번호를 ‘0000’ ‘1234’, 등 누구나 눌러볼 수 있는 번호로 설정해 해놓는 경우도 생각보다 빈번하다.

이 모든 장소와, 번호는 한 번쯤 생각해보면 누구나가 생각해 낼 수 있고 하물며 범죄자들은 경험측상 더 쉽게 추측해낸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집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일반주택의 경우 전자 도어락과 열쇠 시정장치의 2중 잠금을 권하고 시정장치가 설치돼 있다면 열쇠는 필히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한다. 전자 도어락의 경우 쉬운 번호조합 또는 개인의 인적사항과 관련된 비밀번호는 피해야 한다.  

이처럼 사소한 습관이 피해를 예방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오늘, 집을 나서기 전에 3초만 생각하고 행동해보자. ‘내가 우리집 문단속을 확실히 했나?’ 이 3초로 범죄로부터 비켜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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