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총출동'…내빈석 동나자 시민들과 바닥에 앉기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얼굴에는 벅찬 감동이 묻어났다.

정권교체라는 숙원을 해결한 집권여당으로서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 새 시대의 출발을 보고하는 상징적인 자리였기 때문이다.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민주당 의원 7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를 보좌하거나 상임위원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외국에 나가 있는 의원들이 다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참석률이라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총출동해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되새겼다.

추 대표는 추도식 뒤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이후로 계속 우울하고 슬펐다"면서 "오늘 그런 슬픈 마음을 거두고 비로소 빚진 마음을 덜 수 있는 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권 여사님도 마음속으로부터 즐거워하시며 수고 많았다고 위로도 해주셨다"면서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하셨다"고 전했다.

봉하마을을 찾은 지지자들도 민주당을 향해 환호로 격려했다.

지도부뿐 아니라 도종환·손혜원 의원 등 상임위원회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치는 데 공을 세운 의원들에게는 특히 '셀카' 요청이 쏟아지는 모습이었다.

추 대표는 '문짱 잘하이소'라고 쓴 지지자의 손 피켓을 건네받아 흔들면서 "계속 잘하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겨뤘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도 시민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이 시장의 지지모임인 '손가락혁명군'(손가혁)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추모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봉하마을 입구에 걸어두기도 했다.

이날 추도식에 1만5천여 명의 시민들이 몰리면서 마을 입구 쪽부터 차가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다. 장내 준비된 의자도 모두 동났다.

내빈석이 부족하자 김민석 민주연구원장과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안민석·위성곤·송옥주·김영진 의원 등은 시민들과 함께 바닥에 격의 없이 섞여 앉아 추도식을 함께했다.

추도식을 주최한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인 이해찬 의원은 인사말에서 "오늘은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다"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세상,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완성할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이 오늘의 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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