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다그룹 회장 아들 왕쓰총 자신의 웨이보에 커제 9단 비난 글 올려 中 네티즌 시끌 

 

(노컷뉴스 자료사진)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 첫 대국에서 세계랭킹 1위인 커제(柯潔) 9단이 완패하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제2, 3국에서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과 함께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번 대국을 '런지따짠(人機大戰·인간과 기계의 대전)'이라고 부르며 큰 관심을 보여왔다. 

대부분 중국 네티즌들은 '런지따짠' 1차전에서 커 9단의 완패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그 결과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美剧天天看'이라는 네티즌은 "인공지능과 대국에서 지는 것이 정상이고 지지 않으면 비정상"이라며 커 9단의 패배를 당연한 결과라고 납득했다. 

'沙漠玫瑰'은 "인간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기계인간을 따라잡을 수 없없었다"면서 "이번 대국에서 이기기란 참 쉽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포털사이트들이 '세기의 대국'을 생중계하려던 계획을 아무 이유 없이 취소한데 대한 분노를 나타낸 글도 눈에 띄었다. 

'万传说'는 "커제가 석패한 것은 매우 안타깝지만 더욱 기분이 나쁜 것은 원래 국내에서 해주기로 한 생방송이 돌연 취소됐다는 점"이라며 "도대체 어떤 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어이가 없다"고 중국 정부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유쿠(Youku)와 QQ생중계망 등이 알파고와 대국을 생중계할 예정이었지만 대회를 앞두고 아무 설명없이 갑작스럽게 중계가 취소됐다. 

이날 웨이보에서는 '런지따짠'의 내용이나 결과보다는 커제 9단과 함께 왕쓰총(王思聪)이라는 이름이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중국 네티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왕쓰총은 중국의 대표적인 푸얼다이(富二代·금수저) 중 한명으로 그의 아버지는 중국 최고의 부동산 갑부인 완다그룹 회장 왕젠린(王健林)이다. 

왕 회장의 자산규모는 6340억여 위안(107조 여원)으로 왕쓰총은 자신이 직접 키우는 애견에게 1대당 약 1500만 원에 달하는 애플워치와 아이폰7을 8대나 선물하는 등 중국 사회에서 기행으로 유명하다. 

커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자신의 SNS에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대한 두려움을 표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커 9단은 "현재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나는 미래가 인공지능의 것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왕쓰총은 자신의 웨이보에 "이세돌과 알파고가 대국하던 당시 그렇게 오만하게 날뛰던 기운은 다 어디로 갔느냐"며 빈정댔다. 

이세돌 9단이 지난해 알파고와 첫 번째 대국에서 패배하자 커제 9단이 "알파고가 이세돌마저 꺾었지만 나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는가 하면 두 번째 대국 패배 뒤에는 "인류 대표의 자격이 없다"며 신랄하게 비판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 중국 네티즌은 "커제는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 오만한 것이지만 왕쓰총은 단지 아버지를 잘 만난 이유만으로 그토록 오만한 것"이냐며 왕씨를 깎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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