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에 브랜드 이미지 밀리고
中, 저렴하고 안전도 급상승
사드 해결되도 판매회복 난망
품질·가격·디자인 차별화를”
올해 한국산 자동차의 중국 판매 급감은 비단 사드 갈등 여파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중국 완성차 업계의 성장으로 한국산의 경쟁력이 약화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국산업연구원(KIET)의 ‘사드 문제가 자동차업계에 미친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2012년 중·일 영토분쟁과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업계가 사드 문제로 가장 타격을 입은 올해 3월, 4월, 5월 중국 내 판매는 각각 52.7%와 65.1%, 65.1%나 급감했다.
이는 2012년 중일 영토분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졌던 때보다 더 큰 폭의 감소율이다.
중일 영토분쟁 당시인 2012년 9월, 10월, 11월 중국 내 일본 차 판매는 각각 41.1%, 58.0%, 37.0% 떨어졌다가 이후 빠르게 회복됐다.
2014년 9%에 달했던 한국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해 올해 1월 5%로 떨어졌고, 3월에는 3.4%, 4월과 5월에는 3.0%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차가 중국 시장에서 홀대받는 이유는 사드 여파가 크지만 단순히 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한국차는 브랜드 이미지에서 일본차에 밀리는 데다, 가격은 저렴한 반면 품질과 안전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중국산 자동차와 비교해서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 업체들은 특히 최근 판매가 급증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차의 브랜드 이미지가 일본차에 밀리는 상황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와 차급·소비층이 겹치며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중일 영토분쟁 당시 일본 업체들은 중국 시장 내 판매 감소가 정치적 문제보다 자체 경쟁력 부족에 있다고 보고 현지 모델 개발과 가격 인하 등에 주력해 판매량을 회복했다.
따라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뼈를 깎는 노력이 없으면 사드 문제가 해결돼도 중국내 자동차 판매가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연구원은 한국차 업체들이 고품질·저가격 SUV를 중심으로 한 중국 현지에 맞는 차량 개발, 디자인 및 성능 차별화, 새 거래처 확보 등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산업연구원 조철 중국산업연구부장은 “중국 시장에서 한국차 점유율이 급감한 것은 근본적으로 경쟁력이 약화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시장 점유율을 다시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 개선과 가격 인하, 디자인 개발 등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