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간부 1공장 현장 간담회
대의원 대표도 적극 설득나서
판매위 1공장 찾아 합의 촉구
오늘부터 본격 생산 돌입
사전계약 첫 날 2,000대 예약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노사는 소형 SUV 코나(KONA) 생산에 최종 합의해 19일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사진은 지난 13일 신차발표회에서 공개된 코나.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울산1공장 노사가 극적으로 소형 SUV 코나(KONA) 생산에 합의했다. 수개월간 이어진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19일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는데, 노동조합 내부적으로 이뤄진 중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현대자동차 노사에 따르면 울산1공장 노사는 지난 17일 자정을 넘겨 소형 SUV 코나 생산에 최종 합의했다. 현대차는 단체협약에 따라 신차종이나 부분변경 모델을 생산할 때 모듈과 작업자 노동량(맨아워·Man Hour)에 대해 노사가 협의를 진행한다.

그러나 노사는 일부 공정의 모듈화와 전환배치 등으로 대립각을 세웠고, 6월 생산 일정에 차질이 우려됐다.

울산 1공장은 전통적으로 강성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2010년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으로 라인 점거사태가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에는 과거 노사분규 과정에서 해고됐던 A씨가 11대 사업부 대표 선거에서 울산1공장 대의원 대표로 당선되면서 “해고자를 노조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는 회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실제 코나 생산 협의는 순탄치 않았다. 협의가 시작된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기본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공식 신차발표회 이후에도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난항 속에서 이번 합의를 극적으로 이끌어낸 데는 노조 내부적인 중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1공장 협의를 바라는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의 대화와 설득을 통한 움직임이 활발했다는 것이다.

박유기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집행 간부들은 수시로 1공장을 방문해 현장간담회를 실시하면서 노사 의견 차이를 중재했다. 박 지부장은 노사 교섭과 현장 간담회에서 코나 생산 일정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위원회도 울산공장을 직접 찾아 대자보와 현수막을 걸거나 손팻말을 들고 코나 생산 합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시장에서 고객이 무작정 차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노사 양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현장 조직들도 “코나 생산 일정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의 유인물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노사 타결을 내부적으로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1공장 대의원 대표인 A씨도 대화를 강조한 유연한 대처로 대의원들을 설득에 적극 나섰고, 회사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 달리 이번 타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이번 행보는 최근 현대차의 실적 악화 등 과거와는 다른 경영환경에 대한 인식과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 악화를 우려한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코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차는 소형 SUV 시장 공약에 집중하면서 내수 회복에 기대를 올리고 있다.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 14일 하루 만에 2,000대 예약이 접수되는 등 적잖은 돌풍도 예고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연말부터 이어진 그랜저, 쏘나타, 뉴라이즈 판매 호조에 코나 열풍까지 더해지면 판매 부진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든 직원이 현재 경영환경의 심각성을 의식하고 있다”면서 “국내공장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신차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품질확보와 적기 양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지부는 “코나를 적기에 출시해 고객들의 기대와 요구를 좋은 품질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울산1공장 조합원들의 장기적인 고용안정, 쾌적한 노동환경 실현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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