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화 반대” “정당성 없다” 갈등 예고

 한동영 울산시의원 발의 정상추진 촉구
“건설 중단땐 경제 전체 큰 부담”
 최유경 울산시의원·반핵단체 즉각 반발
“여론 호도…시민 무시한 처사”

 

19일 울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189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결의안이 전자투표로 가결되자 방청석에 있던 반핵단체 관계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신고리 5·6호기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건설 중단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울산시의회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켜 갈등이 일고 있다.

이날 제18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 상정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결의안’은 표결에 따라 채택됐다.

한동영 의원이 발의한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결의안’은 장기적인 원전 비중 감축 및 신재생에너지 대체 정책에는 공감하지만 좁은 국토에 인구가 밀집돼 있는 국내 여건상 대규모 신재생에너지설비에 필요한 부지확보가 어렵고 경제성이 낮아 근래의 급진적인 에너지정책 방향 전환에 대해서는 우려가 크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한 의원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 침체 위기에 원전 산업 생태계마저 붕괴된다면 울산, 부산, 경남지역의 플랜트 업체는 말할 것도 없고 나라경제에 미치는 파장도 커 우리 경제 전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현실적인 어려움, 국가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미 1조5,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공정률이 28%에 이르는 점 등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6호기 건설의 정상 추친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원전 건설 및 가동에 있어 시민안전과 지역경제 발전을 함께 모색하는 데 필요한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5·6호기 건설의 정상추진을 위해 총력 대응할 것을 결의했다.

이날 결의안 통과에 앞서 더민주 최유경 시의원과 지역 시민 사회단체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최 의원은 본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통해 “시의회 차원에서 결의문을 채택하려면, 결의문 제안 이유가 타당해야하고 그 정당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시의회 구성원의 수적인 우위로 시민의 여론을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 정치권이 울산 경제위기 공포마케팅과 울산시민 갈등만 증폭시키는 행위에 주력하기보다는,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서생지역과 울산경제 발전 방안에 대해 함께 협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이날 시청 광장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결의안 찬성 시의원들이 울산시민 뜻을 저버린 것으로 판단하고 각 지역구에서 ‘결의안 채택’ 내용을 낱낱이 알려나갈 것”이라며 “시민 여론을 무시하고 ‘120만 울산시민 염원을 담아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반대 결의안을 채택한다’는 것은 울산시민의 뜻을 대의하는 시의원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이들은 시의회 1층 로비에서 결의안 채택을 항의하는 연좌농성을 펼쳤다.

민주노총울산본부도 논평을 통해 울산시의회 신고리 5·6호기 건설 찬성 결의안 채택 강행을 규탄했다. 울산본부는 “120만 울산 시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울산시의회는 스스로 이익집단으로 전락하고, 청산해야 할 구시대 낡은 정치를 답습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원전 정책은 폐기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시의회 본회의 방청객으로 참여한 반핵단체 관계자들은 결의안이 가결 되자 ‘울산시민의 안전을 무시한 투표는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여 가결에 대해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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