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최대 강우량 104.2mm
  1시간 최대 약 380년 빈도
  2·3시간 최대 약 500년 빈도 초과
  울산혁신도시 저류지 50년 빈도
  태화동 하수관거 30년 빈도 설계”
  태화시장 등 피해 비대위 강력 반발
“명백한 인재인데 LH 면피용
  실제상황과 맞지않는 탁상용역”

지난해 태풍 ‘차바’로 인해 침수피해를 입은 태화·우정시장 원인 규명 용역 결과가 ‘기록적인 호우’로 발표돼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이 ‘탁상용역 이다’, ‘유착관계다’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19일 중구 태화동주민센터에서 열린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혁신도시 주변 침수피해 원인분석 및 혁신도시 개발사업과의 상관관계 연구 최종보고회에서 태화·우정시장 등 침수 피해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한국방재학회의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idacoya@iusm.co.kr

19일 중구 태화동주민센터에서 LH로부터 태풍 차바 침수피해 원인분석 및 혁신도시 개발사업과의 상관관계 분석 연구 용역을 의뢰받은 한국방재학회가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방재학회는 이날 용역 보고회에서 태풍 차바로 인한 태화우정시장 침수 원인은 하수관거 설계빈도를 초과한 기록적인 호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5일 태풍 차바 당시 총 강수량은 266mm로 1시간 최대 강우량은 104.2mm가 관측됐는데, 이는 1시간 최대 약 380년 빈도, 2시간 및 3시간 최대 약 500년 빈도를 초과하는 강우량이라고 방재학회는 설명했다.

방재학회 관계자는 “울산혁신도시 저류지는 50년 빈도, 태화동 일대에 하수관거의 설계빈도는 최대 30년 빈도로 설계됐다”며 “침수 피해의 직접적 원인은 설계 빈도를 초과한 기록적인 호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업 추진 당시 기준인 ‘울산우정혁신도시 개발사업 사업계획 변경에 따른 재해 영향 저감 방안’을 검토한 결과, 혁신도시의 개발에 따른 홍수량 증가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발표에 태화시장 및 주변 피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영찬 비상대책위원장은 “방재학회는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수치만 늘어놓고 넘어가려고 한다. 피해 결과를 명확하게 발표하라”며 “혁신도시 조성으로 인한 명백한 인재인데도 용역 결과만 들으면 LH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상인은 “이번 용역은 토사량을 제외한 단지 비의 양과 저류지의 설계만으로 피해 원인을 따졌다”며 “이번 용역은 실제상황과 맞지 않는 탁상용역에 불과하다”고 따졌다. 또 “최근 내린 소량의 비에도 유곡천에 물이 찬 모습을 봤다면 이 같은 발표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울산 중구의회 신성봉 의원은 “지금 설치된 저류조는 유곡천에서 내려오는 물길만 돌렸다가 다시 돌아 나오는 구조여서 저류조로서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했다”며 “또 LH가 혁신도시내의 유곡천 하상을 정비하면서 자연 수로를 만들고 잡석과 마사토로 정비해 이번 비로 마사토가 유실되면서 유곡로와 태화시장 지하에 있는 큰 콘크리트 구조물을 막아버려 태화강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역류해 태화시장을 잠기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부분의 주민들과 상인들은 얼마남지 않은 장마를 걱정했다. 지난해와 같은 피해가 되풀이 될 것을 염려해 LH측에 명확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LH 울산협력단 단장은 “연구용역은 한국방재학회가 객관적으로 수행한 것”이라며 “LH의 의견이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책위는 2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어 21일엔 LH에서, 22일은 중구청에서, 23일은 울산시청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이번 용역은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태화 우정시장 등 이 일대가 침수피해를 입자 이곳 상인과 주민들이 침수원인을 ‘혁신도시 건설’을 원인으로 보고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LH측이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실시했다. 

당시 상인과 주민들은 임야를 깎아 혁신도시가 들어섰고, 우수저류지 등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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