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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세이 칼럼] ‘난파선 보수우익’과 에펠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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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07.12 22:30
  • 댓글 0

위기에 빠진 영국 보수당·노동당
젊은 지도자 과감히 앞세워 성공
한국 보수, 희망의 새얼굴 안보여

사(私)보다 공(公), 계파이익 보다
국익 앞세워 희생 한적 없는 보수
친근해지려면 우선 눈에 들어야

 

김병길 주필

요즘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는 가능하면 정치쪽 화제는 삼가하는 일이 에티켓이 됐다. 무더운 날씨에 불쾌지수가 높은날에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칼럼을 쓰려고 펜을 잡고보니 또 에티켓을 어기게 돼 정중히 양해를 구해야겠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7월 14일)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부부를 파리 에펠탑의 최고급 식당으로 초대해 만찬을 대접하기로 했다.

프랑스의 랜드마크 ‘에펠탑’에서 유래한 얘기중에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닌 비호감인 대상도 자주보면 정들고, 정들면 좋아지게 마련인 현상으로 ‘에펠탑 효과(Eiffel tower effect)’라는게 있다.
건립초기에 에펠탑은 파리의 풍경을 완전히 망쳐놓은 흉측한 철탑으로 퇴출대상으로 꼽혔다. 프랑스의 대문호 모파상은 에펠탑이 완공되면 파리를 떠나겠다는 글을 남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완공후 시간이 지나면서 에펠탑은 전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에펠탑 효과를 사회심리학자는 ‘단순노출효과’라고도 했다.

‘망하는 정치세력에선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했다. 탄탄한 사회적 지지 기반의 상실과 낡은 이념과 정책, 그리고 두 가지를 복원하거나 바꿔 낼 리더(십)의 부재이다.

정치세력은 사람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에 기대어 사회적 지지기반을 확충하기도 한다. 이럴때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인이 바로 정치·사회적 이견과 갈등을 다루는 태도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보다 많은이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고 여기는 태도를 취할때, 그래서 지지하는 자신의 입지마저 좁아진다고 여길 때, 사람들은 지지를 철회한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총리는 “보수주의의 핵심 본질은 ‘소중한 무엇인가를 지키기 위해서는 변화해야만 한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선 시대적 상황에 맞는 정당이 돼야 집권해서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005∼2010년 영국 보수당을 재건한 과정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그에 따르는 이념과 정책을 벼리는 것을 ‘혁신’이라고 한다. 현대 민주주의 정치의 역사적 경험을 통해 이 역량을 보유하지 못해 수많은 정당이 사멸해 왔다. 영국의 자유당, 일본의 사회당, 프랑스의 공산당과 사회당 등이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이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키우고 발휘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작금의 자유한국당은 이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얘기다. 감자밭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로 뽑힌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당이 몰락한 건 저희 자만심 때문”이라며 “당을 혁신해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신뢰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당과 홍 대표의 처지에선 ‘국민 신뢰’를 말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당지지율이 10% 안팎이거나 7%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다. 보수 적통(嫡統)을 내세우는 정당으로선 초유의 사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일이다. 영국 보수당이나 노동당은 위기에 빠졌을 때 데이비드 캐머런, 토니 블레어라는 젊은 지도자를 과감히 앞세웠다. 이번에 구성된 자유한국당 지도부 면면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캐머런 전 영국 총리는 과거 지향적이고 낙후됐다는 이미지를 가졌던 보수당 내에서 ‘온정적 보수주의’를 내세우며 당을 개혁해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이끌던 노동당을 제치고 13년 만에 보수당의 재집권을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반면 이번 자유한국당의 대표 및 지도부 선거를 보면 현대 정당정치사의 망한 거대 정당 목록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는 혹평에 동의 할 수 밖에 없다.

보수주의의 주요 특징 중 하나로 애국주의를 꼽는다. 거창한 애국이 아니어도 좋다. 우리나라 보수가 사(私)보다 공(公), 계파 이익보다 국익을 앞세워 희생 한 적이 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눈도장’과 ‘미운털’은 반비례 한다. 친근해지려면 우선 눈에 들어야 한다. 어느날 난파선이 되고만 한국의 보수우익은 언제쯤 국민들의 눈에 들 수 있을까. 머나먼 에펠탑에 물어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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