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분열시, 한순간 가치 "꽝"…스위스 거래소도 7월 29일부터 중단

 

 

비트코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상화폐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위험요인이 등장했다.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전 세계 사업자 간에 분열이 일고 있는 것.

비트코인은 법정화폐를 관리하는 중앙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관리자가 없다. 거래 이력을 여러 대의 컴퓨터에 나눠 기록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거래 이력이 사라지면 체인이 끊어져 코인의 가치가 한순간에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가상화폐는 가치등락이 극심한 데다 범죄악용 등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표면화하고 있어 "예상치 못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제도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4개 가상화폐 거래소가 가입해 있는 일본가상화폐사업자협회(JCBA)는 세계 비트코인 사업자의 분열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비트코인 거래를 일시 중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3일 보도했다.

휘스코(FISCO) 가상화폐거래소의 다시로 마사유키 비트코인 애널리스트는 "분열이 진짜로 일어나면 일부 거래 이력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력이 없어지면 코인의 가치가 한순간에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거래 이력 기록은 중국 사업자가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근 거래가 급증하면서 기록사업의 수수료가 급등했다. 미국 거래소 등의 비트코인 이용자는 작업의 효율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기록사업자 측과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그러자 안달이 난 이용자들이 8월 1일에 새로운 비트코인 체제를 가동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비트코인이 진짜로 분열할지는 알 수 없지만 JCBA는 분열에 대비해 비트코인 입·출금을 일시 중단하는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했다. 중단 기간은 8월 1일부터 1주일로 하는 안이 부상하고 있다.

비트뱅크(도쿄)와 테크뷰로(오사카) 등의 거래소도 매매는 계속하되 입·출금은 중단할 방침이다. 분열소동이 수습된 후 거래 이력을 갱신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최대 거래 업체인 비트플라이어(bitFlyer. 도쿄)는 "아직 대책을 정하지 않았지만" 내주에는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에서도 스위스거래소인 BITy가 빠르면 29일부터 거래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가상화폐는 인프라와 제도가 거래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6월에 한때 가치가 거의 없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 거래소인 GDAX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매도주문을 내려 하자 일순 가치가 317달러에서 10센트로 폭락했다. 하락률이 무려 99.97%였다. 곧 회복하기 했지만, 거래가 두텁지 않아 극단적인 가치변동이 일어나기 쉽다.

법정비도 과제로 꼽히고 있다. 거래소 중에는 본인 확인을 의무화하지 않은 곳이 많다. 이 약점을 뚫고 "랜섬웨어"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을 하면서 비트코인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벤처기업이 가상화폐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확산하고 있지만, 투자가의 권리보호와 부정행위방지 등에 관한 규정은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분열소동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2일 2천300달러대에 거래됐다. 지난달 중순의 3천 달러대에 비해 20% 넘게 떨어졌다. 한때 400달러를 넘기도 했던 이더리움도 현재 반값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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