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시장으로 ‘더위사냥’]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 찜통더위에 기진맥진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더위사냥을 떠나고 싶은 이들은 주목하자. 늘 그랬듯이 지역 곳곳의 전시장들은 올 여름에도 시원하다. 목덜미에 흐르는 땀을 식히며 둘러볼만한 전시장에는 세계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인 반 고흐의 명작, 고대 이집트 문화의 산실인 미라, 현대미술의 정점인 미디어아트 등이 펼쳐진다. 무더운 여름, 참신하고 깊이 있는 전시가 마련된 곳으로 떠나 시원한 주말을 즐겨보자.

7월 무더위를 식히는 데는 시원한 전시장으로의 나들이가 제격이다. 지역 곳곳의 전시장에서는 시민들의 더위사냥을 위한 다채로운 전시들을 마련하고 있다. 올 여름 울산 전시에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의 진면모를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마련됐다. 강민규 작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가족을 위해’.

미디어 아트 IN 울산
‘과학과 예술의 융합’ 주제
현대미술가 39명 회화작품
라이트 아트·인터렉티브 아트
설치미술 작품 등 67점 전시
울산문예회관 1·2·3·4전시장

울산문화예술회관이 개최한 ‘미디어 아트 IN 울산’ 전시장에 시민들이 방문해 관람하고 있다.

◆울산문예회관 ‘미디어 아트 IN 울산’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기념해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지난 13일부터 회관 전관에서 특별기획전시 ‘미디어 아트 인 울산’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과학과 예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39명의 회화작품부터 라이트 아트(Light Art),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 설치 미술(Installation Art) 까지 총 67점이 전시장 곳곳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제1전시장에는 ‘회화의 깃발’이라는 테마로 구자승, 김종일, 윤병락, 장이규, 주태석 등 평면회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가운데 유미연 작가의 연잎을 소재로 한 대형작품이 설치돼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보일 수 있도록 꾸며놨다.

제2·3전시장은 ‘상상하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강민규, 고봉수, 김진화, 박근우, 박상화, 박승모, 안유자 등 라이트 아트(Light Art)작품과 빛을 소재로 한 다양한 미디어 작품이 펼쳐져 있다. 

20일 울산문예회관을 찾은 유치원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한호 작가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미디어 작품은 관람자들이 작품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며, 박승모 작가의 빛으로 연출된 공간은 전시장을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시켜놓고 있다.

특히, 제4전시장에서는 미디어 영상 작품과 인터렉티브 아트(Interactive Art) 작품으로 관람자들을 현대미술의 세계로 인도해 눈길을 끈다. 

백주미 작가의 ‘연결’ 작품은 전시장 벽면 가득 관람자의 얼굴이 작품으로 형상화 되었다가 픽셀조각으로 분해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의 얼굴을 영상으로 기록한다.

오창근 작가는 관람자의 움직임을 인식해 피아노 음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방식의 작품을 선보여 직접 눈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재미있는 현대미술을 보여준다.

20일 전시장을 찾은 대학생 이모(여·22) 씨는 “전시장 근처를 지나가다가 너무 더워서 전시도 구경할 겸 들렸는데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며 “여름에 덥다고 친구들하고 무작정 카페만 가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전시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장을 찾는 좋은 방법이 있는지 이번에 알게 돼, 앞으로 자주 방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반 고흐 작 ‘밤의 테라스’(1888).

반 고흐-레플리카 체험展
고품질·고품격 ‘레플리카’ 전시
색채·질감·붓질까지 완벽 재현
‘밤의 테라스’ 등 원작 감동 고스란히
VR·매직큐브 등 체험프로그램도
10월 8일까지 현대미술관 미술관

◆현대예술관 ‘불멸의 화가 반 고흐-레플리카 체험展’

“나는 나의 그림을 그리는 꿈을 꾸었고, 그러자 나는 나의 꿈을 그리기 시작했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20세기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서양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 ‘영혼의 화가’, ‘태양의 화가’라 불리는 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다.

그는 선명한 색채와 격렬한 필치로 불꽃같은 정열을 화폭에 쏟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 길지 않은 생애 동안 지독한 가난과 빈번한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며 늘 고독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숱한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자신만의 굳은 신념으로 작업에 몰두, 그 결과 10년이라는 짧은 화가 생활 동안 그는 모두 879점의 회화와 1,100여점의 스케치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레플리카 체험展’을 찾은 관람객들이 도슨트의 설명에 따라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처럼 불멸의 화가의 삶을 살았던 반 고흐의 작품을 울산 현대에술관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본 미술관에서는 ‘불멸의 화가 반 고흐-레플리카 체험展’을 오는 10월 8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 내걸린 작품들은 레플리카로 마련된다. ‘레플리카’란 단 하나뿐인 원작의 보존을 위해 전시를 목적으로 특별히 제작된 고품질·고품격의 복제 작품을 의미한다. 
원화의 색채와 질감은 물론, 특유의 붓질 자국까지 완벽하게 재현함으로써 원작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전시를 관람한 조아현(25·북구 양정동) 씨는 “책이나 그림으로만 봤던 고흐의 작품들을 실제로 보니 감동이다”며 “복제 작품이지만 그 당시 고흐의 고뇌와 작품세계 등을 선명히 만나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들도 마련돼 전시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고흐의 그림 속 세상을 생생하게 만나보는 VR체험과 매직큐브 체험, 유화작품 만져보기 체험 등을 통해 가족 관람객은 물론 지역의 청소년들도 감상하기 좋다.

‘이집트 보물전’이 펼쳐지고 있는 울산박물관 전시관 내부 모습.

이집트 보물전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소장 작품
고대 이집트 사람·동물의 미라
화려하게 장식된 관·조각 등 선봬
사후세계 믿었던 이집트인 삶 소개
8월 27일까지 울산박물관

‘이집트 보물전’에서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믿었던 사후세계를 표상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왼쪽부터) 가족상(사카라, 이집트/기원전 약 2371~2298년), 미라가 들어있는 고양이 관(사카라, 이집트/기원전 664년~332년).

◆울산박물관 ‘이집트 보물전’

사후 세계를 믿었던 고대 이집트인들. 영원한 삶을 기약하며 만든 미라의 제작과정과 의미, 신격화된 동물 미라 등 고대 이집트만의 독특함과 이집트인의 창의성과 예술성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수천 년 전 이집트인들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특별한 시간 여행이 마련되고 있다.

울산박물관은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기념해 오는 8월 27일까지 세계 4대 문명 가운데 하나인 이집트 문명을 소개하는 2017년 해외특별전 ‘이집트 보물전-이집트 미라, 한국에 오다’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미국 브루클린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대 이집트의 사람과 동물의 미라를 비롯해 화려하게 꾸민 관과 다양한 조각, 장신구 등 총 229건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영원한 삶을 위하여’를 주제로 총 6부로 구성됐다. 제1부는 ‘사후세계의 믿음’이라는 주제로 어떻게 이집트인들이 영원한 삶과 사후세계를 믿게 됐는지를 소개한다. 

육군 53사단 울산연대 장병들이 울산박물관에 기획 전시된 이집트 보물전을 관람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후세계의 왕인 오시리스가 동생인 세트에게 죽임을 당하고 부인 이시스의 도움으로 되살아나 사후세계의 왕이 된다는 신화와 관련된 신들의 조각상 등이 전시 중이다.

제2부는 ‘영원한 삶과 미라’라는 주제로 미라가 만들어지는 방법 등을 소개하고 실제 화려하게 장식된 관과 미라가, 제3부는 ‘영원한 삶을 위한 껴묻거리’라는 주제로 이승의 풍요로운 삶이 저승에서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다양한 보석, 장신구들이, 제4부는 ‘부와 명예의 과시, 장례의식’이라는 주제다.

아울러 제5부는 ‘신성한 동물들’이라는 주제로 이집트의 독특한 신앙인 동물숭배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제6부는 ‘영혼이 깃든 동물 미라’라는 주제로 고양이, 따오기 등의 미라와 관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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