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군함도’ 스틸컷. 제공=공식 홈페이지

 

올여름 최대 화제작 ‘군함도’가 19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군함도’는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비주얼과 큰 스케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인 1945년, 이 섬에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과정을 그렸다.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딸 소희(김수안),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일제 치하에서 위안부 등 갖은 고초를 겪던 말련(이정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섬에 잠입한 광복군 요원 박무영(송중기) 등이 주요 인물이다.

초반부는 지옥 같은 군함도의 현실과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이 섬에 적응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고개조차 제대로 들 수 없는 좁은 갱도에서 일하는 어린이들, 훈도시만 입고 땀을 흘리며 석탄을 나르는 조선인들, 가스 폭발 사고로 매몰되거나 죽는 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제작진은 군함도 실제 크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대규모 세트를 지어 리얼리티를 살렸다. 관객들도 마치 그 섬과 갱도 안에 갇힌 듯 느껴진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조선인들의 탈출 장면이다. 일본은 전쟁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군함도에서 저지른 만행을 증언하지 못하도록 조선인 말살 계획을 세운다. 이를 눈치챈 박무영의 지휘 아래 수백 명의 조선인은 목숨을 건 탈출 작전을 감행한다. 탈출 과정에서 조선인들은 일본군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는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전쟁신이 펼쳐진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이 영화가 가장 공을 들인 대탈출 장면에서 심장이 뜨거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감정을 끌어올리려 하기 때문이다. 

완성도를 떠나 아직 진행 중인 역사를 스크린에 불러낸 류 감독의 용기는 인정받아야 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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