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냉장육·천연조미료
  물엿 대신 과일로 단맛
  3일동안 정성스럽게 숙성

  참숯에 금세 타버리기 쉬워
  전 테이블 구워주는 서비스
  숯향·육즙 배인 촉촉한 갈비

  돌솥밥 정식·언양불고기 등
  부담없는 점심특선도 ‘인기’

“한돈선언문 찾는 모든 손님
  대접받는 기분 느끼셨으면”

한돈선언문의 대표메뉴 수제양념돼지갈비.

지방과 살코기가 적당히 섞인 부위 ‘돼지갈비’. 갈비찜, 폭립 등 다양한 요리가 있지만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음식은 바로 ‘양념돼지갈비’다. 양념돼지갈비는 간장양념이 적당히 베여있어 다른 반찬 없이 고기만 먹어도 꿀맛이다. 어떤재료가 들어가고 얼마나 숙성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음식점마다 비법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간장양념이 지나치게 짜거나 달면 고기 맛이 안 좋아 돼지갈비 ‘맛집'을 찾기란 쉽지 않다. 울산의 수제양념돼지갈비전문점 ‘한돈선언문’은 깊은 양념맛과 야들야들한 고기식감을 느낄 수 있는 맛집이다. 특히 오정식(33)대표의 깐깐함이 돼지갈비 속에 그대로 담겨있어 한번 먹어본 사람이라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한돈선언문의 기본 상차림.

◆ ‘한돈선언문’의 고기맛은 금상첨화! 
한돈선언문에 딱 들어서면 ‘동구 일산지·무거동 ‘금상첨화’와 같은집!’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아직 문을연지 1달밖에 안됐지만, 금상첨화를 먹어봤다면 한돈선언문도 믿음이 간다. 
일산동과 무거동에서 ‘고기 쫌 먹어봤다’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는 익숙할 것이다. 십년 이상 같은자리에서 돼지갈비로 승부하고 있는 터줏대감 음식점이기 때문이다.

한돈선언문의 상호는 이름에 떳떳함이 담겨있다. 참숯에 구워진 돼지갈비 맛도 떳떳하다. 양념의 특별한 비법은 없다. 그저 신선한 냉장육과 천연조미료만 있으면 된다. 물엿 대신 과일로 단맛을 내고, 3일간 정성스럽게 숙성하면 한돈선언문의 돼지갈비가 탄생한다. 특별한 비법은 없지만, 오 대표는 재료선정부터 서비스까지 신경쓰고 있다. 그는 맛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거래처 방문도 마다하지 않는다.
 

직접 양념돼지갈비를 굽고 있는 오정식 대표.

오 대표의 깐깐함은 고기를 구울 때도 드러난다. 한돈선언문은 다른 고깃집과 다르게 집게와 가위를 손님에게 맡기지 않는다. 오 대표와 직원들이 모든 테이블의 돼지갈비를 직접 구워준다. 그 이유 역시 ‘맛’때문이다. 참숯 위의 돼지갈비는 조금만 소홀하면 금세 타버린다. 잘못 구웠다가 고기의 육즙도 빠져나간다. 
오 대표는 손님들에게 조금 더 맛있는 고기맛을 전하기 위해 직접 집게를 든 것이다. 그의 고집 탓에 직원들도 역할이 두배로 늘었지만, 손님들 반응은 좋다. 불향이 적당히 스며들어 촉촉해진 고기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가끔 “직접 굽겠다”는 손님도 있지만, 확연히 다른 고기 맛을 보면 손님들도 인정하고 다시 집게를 넘긴다. 특히 오 대표와 직원들이 직접 손질해주는 갈비뼈는 ‘금상첨화’다. 
같은 돼지갈비라도 한돈선언문의 돼지갈비는 ‘역시 갈비는 씹고 뜯는 맛이지!’라는 생각을 절로 나게 만든다. 먹기 좋게 갈비뼈를 발라 휴지까지 감싸주는 센스는 어떤 고깃집에서도 경험하지 못한다. 갈비살을 ‘쏙’ 뽑아먹을 수 있어 즐거움도 쏠쏠하다.         

한돈선언문 직원들이 직접 손질해주는 갈비뼈.

돼지갈비만큼이나 ‘점심특선’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 돌솥밥 정식, 한우불고기전골, 언양불고기 등 메뉴는 적당한 가격에 점심시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한돈선언문의 정갈한 상차림은 손이 절로 간다. 
고급레스토랑은 아니지만, 밑반찬 하나하나가 ‘깔끔하다’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이처럼 손이 가게 만드는 것도 오 대표의 비법이 숨어있다. 다른 고깃집과 다르게 한돈선언문에는 밑반찬만 만드는 직원, 플레이팅만 하는 직원이 따로 있다. 
오 대표는 “고급 레스토랑은 아니지만, 한돈선언문을 찾은 손님들이 ‘내가 대접받고 있구나’라고 느끼길 바란다”며 이유를 밝혔다. 

◆ 인생이 묻은 ‘한돈선언문’  
오 대표가 처음부터 요리를 시작한 것은 아니다. 불과 몇 년 전 그는 번듯한 대기업 협력업체의 대표였다. 하지만 울산에 조선업불황이 찾아오면서 그의 회사도 어려워 졌다. 결국 운영하던 회사를 정리하고 오 대표는 요식업에 눈을 돌렸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해야하는 어려운 시기. 오 대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건 양념돼지갈비 전문점 ‘금상첨화’ 대표 박회창(48)씨다. 그에게 친형제나 다름없는 회창씨는 요식업을 시작한 동생을 위해 가게의 모든 것을 전수해 줬다. 그 대신 오 대표도 홀써빙은 물론 주방, 고기 손질 등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수제양념돼지갈비전문점 ‘한돈선언문’ 전경.

오 대표는 “나에게 모든 비법을 전수해주고도 형님은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며 “내가 얼만큼 해낼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형님의 ‘믿음’ 덕분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오 대표의 경험 하나하나는 한돈선언문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금상첨화에서 일을 배울 당시 한번은 손님이 “고기 맛도 좋고 서비스 좋은데, 주차장 공간이 없네요. 금상첨화가 아닌걸요?”라며 말을 뱉었다. 손님의 그 한마디가 오 대표에게는 많은 것을 느끼게 했다.
오 대표는 “단순히 음식 맛만 좋다고 해서 모든 손님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걸 알았다”며 “손님들이 편히 쉬다 갈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한돈선언문의 주차장, 놀이시설 등에도 신경썼다”고 말했다. 

30대의 아직 젊은 청춘을 살고 있는 오 대표는 “앞으로 더 노력하고 연구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더 맛좋은 돼지갈비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또 연구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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