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숨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들키려고 우는 것이다// 배짱 한번 두둑하다/ 아예 울음으로 동네 하나 통째 걸어 잠근다/ 저 생명을 능가할 것은 이 여름에 없다/ 도무지 없다…’ (박지웅의 시 ‘매미가 울면 마음은 절판된다’의 앞부분중에서)

매미가 울면 뇌신경은 온통 그 매미 소리에만 집중된다. 그만큼 결사적으로 치열하게 울기 때문이다. ‘멱살을 잡듯’ 결사적인 매미의 울음소리는 울음의 치열성에 우리를 가두어 나무를, 마을을 폐쇄시킨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6년 연속 파업을 가결, 차는 안팔려도 파업 DNA만 키웠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노사관계는 부부관계와 같이 중장기적으로 형성되는건데 현대차는 오랜 시간 동안 헝클어져 있었기 때문에 매년 노사분규가 반복 되고 있다. 사측은 노조 탓, 정부탓만 하지 말고 투명 경영, 원칙 경영을 앞세워야 하고 노조측도 노사관계를 정치화 하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나눠야 협상타결이 쉬워질 것이다.

‘상경(上京)투쟁하는 데 3억원이 든다고요. 정신 차리세요’, ‘또 가나 서울? 고마 가라 서울’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의 일부다. 이처럼 파업이나 상경투쟁이 노동조합 내부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까닭은 노조 집행부의 동떨어진 현실 인식 탓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7월 13일과 14일 이틀 전면 파업을 선언하고, 상경투쟁에 나섰다. 

2016년 임단협 협상을 100회 가까이 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상경투쟁에 나섰다. 회사는 임금 20% 삭감과 고용보장을 내세웠지만, 노조는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을 반대했다. 

연례행사 파업으로  파업 DNA만 키워왔다는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파업인지 노조원 스스로가 집행부에 묻고있는 이 아이러니를 어쩌나. ‘붙어서 우는 것이 아니다. 단단히 나무의 멱살을 잡고 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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