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가뭄 바닥 드러낸 사연댐

  하루 40만t 사용…한달 20억원
  6~7월 강우량 예년평균 22% 수준
  사연댐 저수율 3.6%…취수 중단 
  암각화 보존 수위조절 영향도
  울산권 맑은물 대책도 지지부진
“물 문제 정부 적극 해결 나서라”

 

마른장마와 계속된 폭염으로 울산 자체 상수원이 바닥나 20일부터 시민이 사용할 식수 전량을 낙동강물을 정수해 사용하게 됐다. 사진은 유효 저수율이 3.6%까지 떨어진 사연댐 전경.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마른장마와 지속되는 폭염으로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울산시민의 식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자체 상수원이 바닥나 20일부터 110만 시민이 사용할 식수 전량(하루 40만t)을 낙동강물을 정수해 사용하고 있다.

맑은 물을 담을 수 있는 사연댐과 대곡댐이 있지만, 국보 285호 반구대암각화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울산시가 불가피하게 댐의 수위를 낮춘 것이 상수원 고갈을 앞당겼다는 분석이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올해 6월 1일∼7월 20일 강우량은 78.4㎜로 예년 평균(30년) 345.9㎜의 22.7%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상수원인 회야댐, 사연댐, 대곡댐의 저수율이 뚝 떨어져 낙동강물을 전량 유입하지 않고서는 수돗물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수원이 부족시, 부분적으로 낙동강물을 끌어와 정수해 수돗물로 공급한 적은 있었지만 하루 수돗물의 전체 생산량을 낙동강물에 의존한 적은 이례적이다.

현재 회야댐은 유효 저수율이 46.6%(826만t)로 취수 한계치에 도달했다. 지난 5월 25일부터 하루 18만t의 낙동강물을 유입했으나, 이날부터 낙동강물 유입량을 20만∼22만t으로 늘렸다. 하루 최대 유입량인 22만t을 들여오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이다.  회야댐에서 공급한 원수는 회야정수장을 거쳐 시민의 64.5%인 남구와 동구 등 71만 명에게 공급한다. 

사연댐과 대곡댐의 저수율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 사연댐의 유효 저수율은 3.6%, 대곡댐의 유효 저수율은 4.7%까지 떨어졌다. 사연댐은 댐 상류에 있는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4년 중순부터 수위를 48m 이하(만수위 60m)로 유지했다. 현재 수위는 46m로 약 202만t(하루 20만t씩 10일치)의 물은 있으나 바닥까지 취수하면 물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어 울산시가 이날부터 취수를 완전히 중단했다.

사연댐을 통한 취수 중단으로 울산시는 공업용수 전용 댐으로 사용하는 울주군 대암댐에서 하루 17만∼18만t의 낙동강물을 공급받아 천상정수장을 통해 중구 전역과 울주군 일부 등 시민 38만 명에게 공급한다. 낙동강물은 하류인 물금 취수장에서 울산 회야댐과 대암댐까지 설치된 길이 39㎞의 관로로 이송된다.

이 같은 상황에 울산시는 하루 40만t의 낙동강물 사용에 따른 재정 부담도 안아야 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낙동강물 이용부담금으로 t당 170원을 받고 있다. 울산시가 하루 40만t씩 한 달 사용하면 20억4,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반구대암각화를 침수에서 막으려고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서 시가 가뭄 등 비상 상황에 스스로 대처하지 못하고, 낙동강물 사용에 따른 추가 재정부담까지 안게된 것이다. 

2·3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낙동강 물이 언제 유해성 녹조가 발생하거나 바닷물이 역류해 취수가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가 울산의 물 문제와 반구대암각화 보전방안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10년 전부터 울산권 맑은 물 대책을 세웠지만, 전혀 추진되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임상진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시민들이 반구대암각화를 일시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자체 댐이 있는데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언제 오염될지 모를 낙동강물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정부가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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