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강원대병원, B형간염 1천674명 추적결과

 

 

고혈압, 협심증, 뇌졸중 등의 심혈관질환 예방에 쓰이는 아스피린이 만성 B형간염 환자들의 간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스피린은 주성분이 아세틸살리실산으로 진통, 소염, 해열 작용은 물론 혈전을 녹이는 효과가 있다.

이정훈(서울대병원)·이민종(강원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2002∼2015년 서울대병원을 찾은 18∼85세 만성B형간염환자 1천674명을 대상으로 항혈소판제 복용과 간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간 질환 관련 저명 국제학술지인 미국간학회지(HEPAT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아스피린 등의 항혈소판제 복용 그룹(558명)과 비복용 그룹(1천116명)으로 나눠 간암 발생 위험도를 최장 13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이 결과 아스피린 복용 그룹에서는 15명(2.6%)이 간암으로 진행했지만 비복용 그룹에서는 53명(4.7%)에서 간암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를 바탕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의 간암 발생 위험도가 비복용그룹보다 56∼66% 낮다는 분석을 내놨다.

B형간염은 간암 발병의 최대 원인으로 항바이러스제 복용을 소홀히 하면 예기치 않은 바이러스 증식 현상이 나타나거나 내성이 발생해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B형간염환자는 전 세계 약 4억명이 있으며 이중 매년 100만명이 사망한다.

국내에도 환자 140만명 중 약 1만3천명이 매년 간경화와 간암으로 진행돼 숨진다.

연구팀은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이 혈소판 기능을 억제해 염증을 줄인다는 기존 동물실험 결과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교수는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우려했던 출혈 위험이 크지 않으면서 간암 발생 위험을 절반 이상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존 항바이러스제 치료와 함께 간암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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