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공과·금전 보상 인생 척도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베풀 그 무엇 고민해봐야
바쁜 삶 속 직업적 소명의식 되새겨보자

 

 

허 령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사람들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기 일에 대한 의미 형성과 일을 보는 방식이 다르다. 이는 일을 바라보는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 결정 등을 위한 틀이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1985년)와 그의 동료들에 따르면 사람이  일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직업, 경력, 소명으로 구분했다.

자기 일을 직업으로 보는 사람은 일을 통하여 물질적 보상에만 관심을 가진다. 성취감과 사회기여와 같은 다른 것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일을 직업으로 보는 사람은 돈을 충분히 벌어 금전적으로 생활이 안정되면 현재 하고 있는 일을 버리고 대신 다른 일을 찾아 더 많은 금전을 벌어들일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일을 경력으로 보는 사람은 일에 대한 개인적인 투자를 많이 하고, 조직 내에서 승진을 중요시하며,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목적은 직장 내에서의 수입, 사회적 지위, 권력, 명성들을 최대화 하려고 한다.

그러나 자기 일을 소명으로 인식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을 자신의 삶과 구별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소명을 가진 사람에게 일의 목적은 금전적인 보상이나 승진이 아니라 자기 일을 통하여 깊은 성취감을 얻는 것이다. 

소명의식이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찾아 그것에 헌신하며, 개인적으로 삶의 목적을 실현하고 어떤 일을 이루려는 적극적인 마음을 말한다. 자기의 일에 자부심이나 책임감을 가지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하늘이 나에게 이일을 할 수 있도록 운명적으로 선택해준 마땅히 해야 할일로서 천직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는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어느 한 요양병원의 물리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이곳에는 약 70여명의 물리치료사들이 매일 반복되는 일과 속에서도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과 삶의 목적을 실현하고 사회에 기여 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와 마음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람이 하려는 일중에 서비스 전문 직종은 수없이 많다. 그 많은 분야의 일중에 특히 어느 한 분야의 일을 가지고 논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물리치료는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업무를 수행 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환자에 대한 이해와 원활한 의사소통 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치료해야 하므로 봉사정신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남에 대한 배려, 자기통제 능력, 사회성 등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 이일을 하는데 적합한 사람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그들에게는 보조적인 기능에 불과 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자기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 일에 대한 직업도, 경력도 아닌 소명의식이 있어야 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전적인 보상이나 승진 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내가 아니면 아무도 이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하루 종일 반복되는 고된 일을 말없이 수행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은 분명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이 될 것이라 믿는다.

비록 물질적 보상이 따른다고 해도 신체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를 자기 일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각박한 현실 속에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 아니겠는가? 자기 일에 대하여 소명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들이 비단 이 뿐이겠는가? 

수많은 서비스 전문직종의 사람들이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으로 개인의 욕구를 충족함은 물론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일정부분 기여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자기 일을 쉽게 바꾸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은 적지않다. 또한 생색내며 자기 업적을 과대 포장하는 사람들도 많이 접하게 된다.

일에 대한 자기 욕심, 공과(功過), 금전적 보상 등이 삶의 진정한 가치의 전부가 아니라면 나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고민해 볼 때다.  자기 일에 대한 소명의식 한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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