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위원회-울산시, 설치 장소·기부채납 문제 협의 마무리
남구청 사용허가 남아… 구청 “제막식 일정 맞춰 신속 처리”
가로 10m·높이 5m 규모 스테인레스 재질 노동자 무리 형상화

오는 18일 울산 남구 삼산동 태화강역 광장에 설치될 노동기념비 조감도. (제공=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위원회)

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을 기념하는 노동기념비가 우여곡절 끝에 오는 18일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 세워진다. 노동계와 울산시가 갈등을 빚었던 위치와 기부체납 등 문제는 수차례 협의 끝에 마무리됐고 행정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9일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등 19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 기념위원회(이하 기념위원회)는 남구 삼산동 태화강역 광장 일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공유재산사용허가 신청’을 남구청에 접수했다.

해당 부지는 울산시가 소유하고 남구청이 관리하고 있다.

당초 기념위원회와 울산시는 노동기념비 건립 위치를 두고 마찰을 빚었다. 기념위원회는 태화강역 광장 중앙에 설치하겠다고 계획했는데, 울산시는 시민 통행에 불편하다 등의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최근까지 수차례 협의 끝에 기념비를 당초 계획보다 가장자리로 옮겨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영구시설인 기념비를 공유부지에 건립할 경우 기부채납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울산시가 기부채납을 수용하기로 결정하면서 모든 합의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기념위원회 측은 “울산시와 협의는 원만하게 해결됐다”면서 “막바지 행정 절차로 남구청의 사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경우 남구청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남구청 관계자는 “부지 소유주인 울산시가 기부채납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첨부돼 있는 등 이전과 달리 요건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며 “원칙상은 20일 안에만 처리하면 되지만 제막식 행사 일정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서류를 검토하고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념위원회는 오는 18일 오후 6시 태화강역 광장에서 노동기념비 제막식을 열 예정이다. 이날은 30년 전인 1987년 노동자대투쟁이 최고조에 이른 날이기도 하다.

노동기념비는 가로 10m, 높이 5m 규모로 화강석으로 된 비석 위에 좌우로 늘어선 노동자 무리가 스테인레스 재질로 형상화돼 있다. ‘(가칭)87 뜨거운 행진’인 이 기념비에는 숨죽여 있던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 사회적 변화를 이끌었다는 점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87년 거인이 기지개를 켜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노동기념비는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팀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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