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관계자 반대에 에어컨 '무용지물'…아파트 관계자 "형평성 안 맞아"

연이은 폭염에도 경비실의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YTN 캡처]

한 아파트의 주민이 경비실에 기증한 에어컨을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의 반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비원의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 YTN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부산 사하구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 한 주민이 자비를 들여 에어컨을 설치했다. 폭염 속 '찜통'이 되어버린 경비실에서 일하는 경비원의 어려움을 고려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곧 무용지물로 변했다. 

관리사무소와 입주민들이 경비실에 설치된 에어컨의 코드를 뽑아 경비원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해당 아파트의 관계자는 "전체 경비실에 에어컨을 다 놔주든지, 아니면 전체 이용을 안 하도록 하든지(하는 게 맞다). 그게 형평성에 맞으니까"라고 YTN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 요금이 얼마가 나올지 알 수 없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경비실에 에어컨을 기증한 주민은 "전기요금 그거 얼마 안 나오는데"라며 "한 동에 백 가구가 넘게 사는데, (추가로 부담해야 할 관리비가) 천 원도 안 된다. 여름에 잠깐 트는 걸 쓰지 말라는 건…"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kjhj****는 "자기 회사 사장이 전기요금 많이 나온다고 사무실 에어컨 코드 뽑으면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고 일침을 가했고, horr****는 "정말 너무들 하네. 주민들 위해 일하는 분이고 누구의 아버지 아닌가"라며 "누구는 자비로 에어컨 놓아 드리는데 관리비 몇백 원 더 내는 게 그리 아까워 형평성 운운. 인간이 할 짓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0415****는 "형평성이 안 맞으면 다른 곳도 달아주면 될 일이지 코드를 뽑는 게 말이 되나"고 주장했다. 또 ykm2****는 "훈훈한 소식이 화나는 소식이 돼 돌아오네. 형평성 문제라면 관리사무소에서도 에어컨 코드 뽑고 근무해야지"라고 일갈했다.

juju****는 "언제부터 세상인심이 이리 모질고 사람 보기를 하찮게 여기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며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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