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필수인력만 소규모 채용
올해 대졸 신입사원 공채 못해
현대車, 작년수준 최우선 목표
실제 채용 가능할지는 ‘미지수’

 

 

울산시 청사 전경(연합뉴스 자료사진)

울산지역 주력 산업인 조선과 자동차의 위기가 지속되면서 지역 고용사정은 올 하반기에도 여전히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규모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못하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설계 분야 등 필수인력에 한해 소규모로 신입·경력 사원을 일부 채용하는 정도다. 

현대중공업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신입사원 700명, 경력사원 300명 등 1,0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선발해 왔다. 

업계의 관계자는 “회사가 경영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벌인 상황에서 신규채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우선 회사가 일감 절벽을 벗어나고, 글로벌 조선 경기가 회복되는 확실한 신호가 있어야 채용이 재개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내수·생산·수출이 모두 부진하고 파업과 통상임금 소송까지 겹친 자동차 업계도 신규 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최우선 목표로 잡고 있으나 실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에는 현대·기아차 그룹 전체에서 1만명 안팎을 채용한 바 있다. 

다른 지역 산업의 대기업들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우선 정책에 호응해 당초 계획보다 채용을 늘리는 분위기와는 대조되는 것이다.

울산지역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대기업들이 이처럼 흔들리면서 협력 중소기업들 역시 신규 채용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의 산업구조 특성상 현재 채용은커녕 기업생존을 걱정해야 할 판”이라며 “당장 최저임금 대폭인상에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울산지역에서는 고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양대 산업이 침체되면서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돼 왔다. 특히, 제조업 종사자가 감소하고 일용직 근로자가 늘어나는 ‘고용의 질 악화’ 현상이 지속돼 왔다.

올해 2분기 울산지역 취업자는 총 58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2분기 대비 1만4,000명(2.4%) 늘었다.

그러나 제조업 종사자는 19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명(-7.8%) 줄었다. 제조업에서 고용이 감소하는 대신 건설업이나 도소매, 숙박, 음식업, 사업 등에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가 다른 직업을 찾아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또 일용근로자가 전년 동기 대비 23.8%나 늘었고, 남성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여성이 취업전선에 나서 여성고용이 증가한 특징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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