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성 포함 제시안 없거나
기대 못미치면 고강도 투쟁 결의
이틀간 부분파업·특근거부로
6,500여대, 1,300여억 생산차질

 

20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윤갑한 사장(왼쪽)과 박유기 노조위원장이 임단협 교섭에 참석하기 위해 본관 아반떼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대자동차 노조가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로 투쟁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가 노사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6일 본교섭에서 회사가 제시안을 내지 않을 경우 노조의 투쟁 강도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16일 23차(회사기준·노조기준 25차) 본교섭을 열고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 교섭에서 회사가 임금성을 포함한 제시안을 낼지가 관건이다.

노조는 여름휴가 이후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는 전략으로 회사와 교섭을 진행해왔다. 지난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본교섭을 열었고, 10일과 14일에는 1조와 2조가 2시간씩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교섭에서 노사는 서로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여름휴가 동안 실무교섭에서 일부 안에 대한 합의는 이끌어냈다면서도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사가 맞서고 있다.

노조는 “임금성을 포함한 일괄 제시가 있어야 한다”며 회사의 제시안을 촉구했고, 회사는 추가 교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번 본교섭이 끝난 뒤 노조는 곧바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앞으로의 투쟁 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이날도 회사가 제시안을 내지 않거나, 기대에 못미치는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노조는 투쟁 강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16일 교섭에서도 지금과 같은 입장이거나 기대 이하의 제시안을 내놓는다면 노조는 강도 높은 투쟁을 결의한다”며 “5만 조합원들의 정당한 대가를 외면한다면 이제는 대화가 아닌 강력한 단결력으로 사측을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를 압박하는 노조도 마냥 여유로운 입장은 아니다.

다음달 차기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는 노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노사가 이달 안에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새 집행부가 꾸려지는 10월 이후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올해 상견례를 예년보다 한달가량 앞당긴 것도 이같은 일정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지난해 치열했던 노사 갈등과 파업 투쟁으로 악화된 대외적 이미지도 부담스러운 요소다.

회사는 노조의 지난 이틀간 부분파업과 주말 특근거부로 6,500여대, 1,300여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호분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 포함)의 성과급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과 일부 조합원 고소고발·손해배상·가압류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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