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나눠 4시간 부분파업
현재 1만4,500여대 생산차질
오늘도 오전·오후 4시간씩 파업
21일 2시간 파업·22일 본사 집회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17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2017년 임단협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담은 첫 제시안을 낸 가운데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며 회사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7일 오전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해 투쟁을 결의한 조합원들은 전날 회사의 제시안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노조는 조별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1조 근무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2조 근무자는 오후 8시 20분부터 4시간씩 파업했다. 노조는 18일에도 같은 방법으로 파업하고 21일에는 2시간 파업을 벌인다. 22일에는 노조 간부를 중심으로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일과 14일 2시간씩 파업을 벌였다. 지난 12일과 15일 휴일 특근도 거부했다.

회사는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차질이 이날까지 1만4,500여대, 3,000여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날인 16일 23차(회사기준·노조기준 25차) 본교섭에서 2호봉의 정기승급분과 별도승급분 1호봉 지급, 성과금 200%+100만원 등을 담은 1차 제시안을 냈다.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예년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의 제시안이다.

회사는 경영실적 하락과 주력시장 판매부진 등을 이유로 더이상 고임금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2012년 이후 지속되는 경영실적 하락과 최근 중국, 미국 등 주력시장 판매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더이상 고임금 구조로는 기업생존마저 힘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제시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조는 “5만 조합원의 기대를 저버린 제시안은 검토할 가치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도 소식지를 통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노조는 “별도요구안과 단체협약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로 단체교섭이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임금성에 대해서는 기만적인 제시안으로 조합원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다”며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는 논리로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임금성을 최대한 낮춰보려는 꼼수를 쓰며 조합원들의 기대를 여전히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다는 논리가 더이상 통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며 “폭염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온 노동자의 본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사는 최근 교섭에서 △사회공헌기금 확대(기존 50억원→60억원)와 사회공헌위원회 설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에 합의했다. 노사는 18일과 오는 23일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는 23일 쟁의대책위를 열고 추가 투쟁 계획 등을 논의할 방침인데, 회사와의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경우 파업 등 투쟁 강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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