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협상에 대해 울산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현대차는 울산의 상징이자 울산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윤갑한 사장이 의미있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현대차가 급성장할 때와 같은 고임금 요구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며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대차의 노무비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이미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같은 사측의 발언은 공허한 메아리로 흘러들을 수는 없다. 현대차는 국제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는 등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위기극복을 위해 노사가 협력을 통해 품질향상, 비용절감 등 생산성과 기업의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다. 근로자들은 회사의 성장에 따른 보수를 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기업이 위기에 놓여 있을 때는 노사의 입장대립이 아니라 하나의 가치관을 갖고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 때 일본의 최대 자동차업체로까지 부상했던 닛산은 90년대 중반부터 판매부진 등으로 2000년 한해 적자가 62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파산직전까지 몰락했지만 ‘닛산 재생계획(NRP)’이라는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노력이 진행돼 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물론 현대차와 닛산의 구조는 다르지만 기업의 위기라는 측면에서는 반드시 뒤따라야 할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위기는 사측만의 몫이 돼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현대차 노사는 현대차의 파업에 따른 차량 품질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파업으로 인해 차량 품질에 문제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소비자의 시선에서 차량 품질을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내·외국 소비자들이 노조파업의 차량을 정상적으로 봐주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다. 노사갈등과 파업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현대차를 떠날 수 있다.

지금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현대차의 혁신이 있어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합심단결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파업과 노사갈등을 빚는다면 현대차의 미래도 암울할 수 밖에 없다. 차라리 매년 임단협으로 고생하느니 현대차가 울산을 떠나야 한다는 자조섞인 얘기가 나온 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이제라도 근시안적 사고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회사 발전과 개인발전 그리고 지역발전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지금 단 음식은 후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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