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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색안경과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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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7.08.21 22:30
  • 댓글 0

며칠 전 한참 운전을 하다 오늘따라 날이 참 어둑하구나 생각했다. 대낮인데도 건물 사이로 보

주성미 취재 1팀

이는 하늘도 이상하리만치 검푸른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데 콧잔등이 묵직했다. 아뿔싸. 선글라스! 며칠 내내 가방에 넣어뒀던 선글라스를 꺼내 쓴 걸 새까맣게 잊었다. 뜨거워진 낯을 식히면서 선글라스를 벗었다. 맨 눈으로 바라본 하늘은 눈이 시릴 정도로 새하얀 푸른빛이었다.


누구나 마음속에 색안경을 갖고 있다. 옅고 짙은 농도는 그것을 가진 사람이 살아오면서 겪는 일들로 만들어진다. 이 색안경은 매번 바라보는 대상마다 달라지기도 한다.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고들 하지만, 쉽진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게 ‘인식’이다. 내가 색안경을 끼고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 혹은 그럴 수 있다는 인식 말이다.


우리 사회에는 그것에 더 철저해야 하는 존재가 있다. 누군가의 잘잘못을 가려내는 수사기관은 더욱 그렇다.


최근 한 중학생의 죽음이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학교폭력 의혹이 제기되면서 뜨거웠던 관심이, 이번에는 조작된 쪽지에 집중됐다. 학교폭력을 확신했던 아버지가 사건이 묻힐까 두려워 아들의 유서를 조작했다고 했다. 유서 덕분에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탔으니 나름의 성공일 수도 있다.


이 사건의 가장 앞머리에 이것을 묵인한 경찰관이 있었다. 그 경찰관은 유서가 조작된 사실을 알면서도 수차례의 언론 인터뷰에는 물론, 경찰 조직 내부에도 알리지 않았다. 학교폭력이 분명 있었는데, 그것을 밝히기까지 “긴 싸움이 될 것 같아” 눈을 감았다고 했다. 본인이 설정한 목표를 위해 작은 잘못에 동조했다는 의미다. 나쁜 의도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하는 경찰관의 말은 더이상의 신뢰를 주지 못했다.


결코 학교폭력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린 목숨이 죽음을 선택하기까지 가정과 학교, 경찰, 우리 사회가 무심코 지나쳤던 순간들이다. 돋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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