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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지중해의 여름
17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PDF
  • 배옥주 시인
  • 승인 2017.08.29 22:30
  • 댓글 0

미모사가 꽃술을 걸어둔 지중해
귓바퀴를 오므린 발자국의 층계에서 흰점팔랑나비가 대륙을 일으킨다 
종탑 복제된 광장을 지나 올리브나무 아래 숨겨둔 태양의 정수리
모짜렐라 스모크 향이 떠들썩한 난전을 지나 
해풍이 말을 거는 해변
유월의 신부를 닮은 금발이 되어 나는 

 

익사하고 싶은 구름 위로 야자나무 무료한 주문을 띄울까
흑인들이 재즈를 부르는 정오의 행렬

악사가 감싸 안은 하프에서 오렌지의 농익은 시간이 흩어지고
모자에서 몇 잎의 유로화가 핀다 
한 뼘 비켜서서 곁을 나눠가진 구릉과 구릉
발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평화 
너무 착해서 슬픈,
구름의 행려를 붙드는 벤치의 오후가 되어 나는 

 

 

배옥주 시인

◆ 詩이야기 : 첫 시집을 내고 훌쩍 여행을 떠났다. 마음까지 내려두고 떠난 바깥세상은 낯설지만 평온했다. 지중해 미모사와 종탑 늘어선 광장과 거리의 카페들은 너무나 여유로웠다. 시간을 재촉하며 지나온 나의 바쁜 걸음들을 돌아보았다. 재즈를 부르는 흑인들의 거리공연과 하프를 연주하는 소년 악사의 손가락을 보며 그들의 행렬에 슬쩍 끼어 콧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들어보는데, 구릉들은 서로 한 뼘씩 비껴 빛을 나눠 갖고 있었다. 가끔은 나도 착해서 슬픈 여유를 가지고 싶었을까? 너무 착해서 슬퍼 보이는 구릉의 마음자락과 마주서서 나는, 구름의 행려를 붙드는 오후의 벤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히 밀려왔다.


◆ 약력 : 2008년 <서정시학> 등단. 시집 <오후의 지퍼들>을 냈다. 부경대학교 문학박사, 부경대학교 외래교수, 시와문화 편집운영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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