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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에세이] 더 가까이 비치고 있는 전쟁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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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08.30 22:30
  • 댓글 0

사생결단 지킬 나라 아니었지만
6.25 때 미국 대통령 참전 결단
아니었으면 지금 우린 김정은 치하

兵臨城下, ‘적군 성앞에 와있다’
한국에 온 별15개 미군 지휘부 경고
그래도 무감각한 우리 국민 신기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3배의 전력(戰力)을 확보해야 한다’고 ‘손자병법’은 말하고 있다. 1950년 6.25전쟁을 일으킬 때 북한은 그랬을까. 남북 양쪽의 주장이 달라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남쪽에 대한민국을 세운 이승만 대통령은 반대자가 많은 가운데 나라를 이끌게 되었다. 따라서 건국한 지 2년 만에 강력한 군대를 기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반면 사회주의로 무장한 북쪽에서는 큰 혼란 없이 군대를 양성했다. 그래서 전쟁이 일어난 1950년 6월 무렵에는 북한이 군사적으로 더 준비가 잘돼 있었다. 특히 소련에서 무기를 대량 원조받아 전투 장비에서도 월등했다. 대표적으로 북한군이 앞세운 탱크를 남한은 한 대도 갖고 있지 못했다. 상황이 이러했기에 북한군은 38선을 통과한 사흘후인 6월 27일 서울 북쪽 미아리고개까지 진격해 서울이 함락됐다.
2017년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시작 엿새째인 8월 26일 새벽 6시 49분부터 30분 동안 북한이 강원도 깃대령에서 동해상으로 북한의 대표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스커드 계열 미사일을 발사했다. 원산 남쪽 깃대령은 단거리 스커드, 중거리 노동미사일 등이 실전배치된 미사일 기지가 있는 곳이다. 
같은 날 북한은 김정은이 특수작전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가상 점령훈련을 참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참관은 김정일이 군을 최우선시 하는 ‘선군(先軍) 정치’를 선언한 선군절(8월 25일)에 이뤄졌다. 북한군 수뇌부가 총출동한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아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는 특수부대원들이 해상침투용 고속단정과 저공 침투용 AN-2를 타고 섬에 상륙한다. 자주포·방사포가 섬을 집중 포격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북한이 가상점령 훈련을 벌인 백령도와 대연평도 등 서해 5도는 옹진반도보다 더 북쪽으로 이곳을 점령 당하면 서해상 북방한계선(NLL)은 무력화 된다. 
북이 핵·미사일 실전 배치를 완료하고 우리 국민이 핵인질이 된 상태에서 국지 도발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전쟁이라도 하자는 얘기입니까?”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보수 인사들이 유화적 대북 자세를 비판하면 반대 측은 거의 예외 없이 이렇게 응수했다. 카운터 펀치로서 이 말이 갖는 위력은 대단했다. 어떤 보수 인사도 “피할 수 없다면 싸워야지요”라고 대꾸하지 못했다.
 6.25전쟁 당시 미국에게 한국은 사생결단하고 지킬 나라는 아니었다.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의 참전 결단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 김정은 정권 치하에서 살고 있을 수도 있다. 
김정은이 완결적 핵능력을 보유하게 될 때, 그 결과 미국이 한국을 포기했을 때를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은 우리 공동체의 가치와 안전이 위협받을 때 택할 수 있는 최후 수단이다. 그것이 국가가 군대를 유지하는 이유다.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없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위기(危機)의 ‘危(위)’는 사람이 높은 벼랑 같은 곳에 올라 앉아 있는 모습이다. 매우 위태롭다. ‘機(기)’는 화살을 멀리 쏘는 석궁, 즉 옛날의 쇠뇌인 노(弩)의 방아쇠 뭉치다. ‘위기’는 위험한 상황이 번질 수 있는 때다. 적군이 성 앞에 도착한 때는 兵臨城下(병림성하)다. 자칫 잘못하면 다 죽을 수 있는 위기다.
池魚(지어)는 성문 앞 垓子(해자)에 사는 물고기다. 성문에 불이 나면 해자의 물이 바닥난다. 불을 끄기 위해서다. 따라서 언제라도 외부 요인에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경우를 가리킨다. 釜中之魚(부중지어)는 작은 솥단지에 든 물고기다. 곧 죽을 목숨이다. 幕燕(막연)이라는 단어도 있다. 장막 위에 집을 만든 제비다. 흔들려 곧 무너져 내릴 수 있는 그 무엇의 표현이다.
深淵薄氷(심연박빙), 깊이를 알 수 없는 깊은 물을 건너야 하는 처지를 말한다. 이처럼 불안하고 어려운 상황인데 한국인 다수는 참 무감각 하다고 외국에선 혀를 내두른다. 
지난 22일 해리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 등 별 15개의 미군지휘부 4명은 결연한 표정으로 오산 미군기지에서 장사정포 서울 타격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쟁의 그림자가 갈수록 더 가까이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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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길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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