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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북한 '말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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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09.1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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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입 구(口)가 세 개 모인 한자가 ‘수준이나 등급’을 뜻하는 품(品)자다. 말씀 언(言)자의 뜻은 두(二)번 생각한 다음에 천천히 입(口)을 열어야 말이 된다는 것이다. 이 두 한자를 붙이면 언품(言品)이 된다. 사람의 품격(人品)이 있듯이 말에도 품격이 따른다.


내가 무심코 던진 한 마디에 인품이 드러난다. 아무리 현란한 어휘와 화술로 말의 외피를 둘러봤자 소용없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人香)은 내가 뱉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사드 배치가 완료되는 순간,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다툼 속에 (이리저리 떠밀리는) 개구리밥(浮萍)이 될 것” “사드를 지지하는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인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반대하며 한국에 대놓고 퍼부은 악담이다.


“미국을 믿고 무용지물인 사드에 기대를 걸며 설쳐대면 비참한 개죽음 밖에 차례질(얻을) 것이 없다.” 최근 북한 노동신문의 비방·협박이다. 북한은 말폭탄 수위를 점점 높여왔다. 1970년대 초반까지 선전·선동부에서 일했던 김정일은 조선중앙TV 아나운서들에게 “입에서 항상 화약 냄새가 풍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 대표적 북한 아나운서가 74세의 리춘희다. 김정일의 총애를 받은 이춘희는 1994년 김일성 사망, 2006년 1차 핵실험,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소식을 도맡아 알렸다. 이후 5, 6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최근 북한 중대발표 때마다 등장했다.


북한의 대남 비방 성명은 단어 하나 하나에 힘을 주면서 절규하듯 격앙되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듣는 사람들은 소름이 끼친다. 대남 비방에 단골로 등장하는 ‘죽탕치다’라는 표현은 ‘쳐서 몰골을 볼품없이 만들다’로 북한에선 가장 심한 욕이다.


이처럼 섬뜩한 협박이 진하게 풍기는 살벌한 대남 ‘말폭탄’은 북한 최고 명문대학인 김일성 종합대학이나 김형직 사범대학 어문학부 출신들이 만들어 낸다니 또한 놀랄 일이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 문의

김병길 주필

웹출판 :   2017-09-12 21:24   고태헌 기자
입력.편집 :   2017-09-12 20:39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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