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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시] 북한산 도라지
17면 기사보기 신문보기 JPG
  • 고명자 시인
  • 승인 2017.09.12 22:30
  • 댓글 0

왜 
분단의 냄새는 없는거야
바락바락 
왕소금으로 치대어도 
왜 이념의 냄새는 나지 않는거야 

 

명절 제사 수십 년

먼 조상님 냄새
북한산 나물 한 접시, 아프다 

 

일제 징용 피해 

함경도 두메산골 어디
젊어 한때 숨어 살았다는 아버지 
도라지꽃 같은 아이 두엇 떨궈 놓았을지 몰라 
사람이 도라지만 못하나 
넘어왔다 넘어갔다 지금도 큰일나잖아 

 

도라지는 도라지 
이산 저들에 그냥 백도라지

 

원산지를 증명하라고 
뼛속까지 내보이라고 
방방곡곡 시장의 도라지들아 미안하다

 

기시철조망 너머
아득히
상처투성이 도라지꽃들아

 

◆ 詩이야기 : 구월 들판에 연보라 도라지꽃이 무르익었다. 바람도 없는데 아릿한 도라지 향기가 들판 너머로 퍼져나간다. 우리 한민족 정서의 뿌리에는 도라지가 있다. ‘한 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가 스리살살 다 녹는다’ 는 것은 제사상에 올리려는 후손의 기쁜 마음표현일 것이다. 
추석이 가까워온다. 올 추석에도 남북이산가족 상봉 소식은 없고, 북한산 도라지나물만 경계를 넘어 우리시장까지 왔다.

◆ 약력 : 고명자 시인은 2005년 「시와 정신」으로 등단했다. 시집 「술병들의 묘지」를 냈다. 전국 계간문예지 작품상 수상했다. 현재 「시와 정신」편집차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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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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