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도지사. (노컷뉴스 자료사진)

"알바(아르바이트)와 판매원을 거쳐 지금은 작은 회사에 들어갔다"던 그 아들이 '또 다시' 남경필 경기지사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이다.

남 지사는 지난 7월 10일 직원 월례조회에서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뉴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아들들의 예를 들었다.

당시 남 지사는 "큰 아들은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고, 작은 아들은 취업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청년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시점임을 호소했다. 다른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작은 회사', '취업 걱정'을 하는 아들들을 둔 아버지의 진정어린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식의 일탈로 아버지는 큰 충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그의 정치 인생도 큰 상처를 안게 됐다. 18일 '평범한 회사원'이라던 큰 아들 남모(26)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남씨는 지난 15일 중국에서 구입한 필로폰 4g을 속옷 안에 숨겨서 반입한 후 다음날인 16일 오후 3시쯤 자택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남씨는 여성으로 보이는 이용자에게 '즉석 만남' 앱으로 투약을 권유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독일 출장중이던 남 지사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그리고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 아들이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서 죄송하다"며 "독일에서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해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남경필 경기도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처)
◇ 큰 아들, 3년전 후임병 폭행·추행으로 실형

남 지사의 말처럼 큰 아들의 범죄 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군 복무 중에도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남씨는 맡은 일과 훈련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후임병의 턱과 배를 7차례에 걸쳐 50회 때렸으며, 또 다른 후임병에게는 엉덩이에 자신의 성기를 문지르거나 손등으로 바지 지퍼 부위를 치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더욱이 당시 남 지사의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드러나 민심을 더욱 화나게 했다.

남 지사는 사과 기자회견 나흘 전 이미 장남 사건과 관련한 얘기를 군으로부터 전해 들었으나 언론보도가 나가기 전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남 지사가 사건을 안 그 다음 날,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을 인용해 군에 간 두 아들이 맞지는 않는지, 가해자가 된 건 아닌지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기고문이 한 중앙일간지에 게재됐다. 장남 사건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그대로 덮으려 했던 게 아니냐는 눈총을 샀다.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군 복무를 해 주길 바랐던 남 지사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졌다.

 

 

남경필 경기도 지사 (사진=자료사진)
◇ 이혼까지…남경필의 '가족잔혹사'

게다가 당시에는 남 지사 이혼문제까지 겹치면서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

남 지사의 전 부인 이모씨는 6·4 지방선거 유세 현장에도, 투표할 때도, 당선 확정 뒤 선거캠프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 인한 두 사람의 불화설이 무성했는데,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남 지사 이혼사유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게 없다. 다만 이전부터 아내의 사업투자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찌됐든 또 다시 터진 아들 문제는 남 지사의 재선 가도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 그대로 '가족 잔혹사'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부모가 사실 자식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게 우리 국민 정서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상당히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남 지사가 어떻게 접근하는가에 따라 달라 질 수 있겠지만 일정 부분 이미지 손상 등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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