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76건 중 52건 취소…부산·대구 등지로 병원 옮겨
병상가동률 48.5% 그쳐…간호 인력 부족·식단도 부실
환자들 분통…병원측 “불편 최소화 위해 교섭 조속 마무리”

 

 

울산대병원 전경 (제공:울산대병원)

“치료받으려고 5시간을 기다렸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다른 병원을 가보라는데, 너무 무책임한거 아닙니까?”

19일 오후 2시 울산대학교병원 로비에 한 남성이 ‘인원충원’ 종이를 거칠게 뜯었다. 신경치료를 결국 받지 못했다는 이 남성은 “병원에서 무슨 짓이냐”며 언성을 높였다. 

같은 시각, 병원 로비에서는 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울산대학교병원 분회의 파업투쟁이 6일째 계속되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환자들의 표정은 날카로웠고, 파업이 계속되자 첫날과 달리 병원 곳곳에서 마비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예약된 수술 76건 중 진행된 수술은 단 24건, 병상가동률은 48.5%(984병상 중 478병상)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실제 종양내과에서는 한 암환자가 수술을 받지 못해 보호자들이 울분을 토로했다. 수술이 취소된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부산, 대구 등 인근지역으로 병원을 옮겼다.  

신규환자는 물론 예약환자도 정상진료가 불가능해 ‘의료대란’이 현실화된 분위기였다.

예약이 취소된 한 환자는 “갑자기 ‘진료불가’ 메시지를 받아 확인해보니까, 파업이 풀리면 다시 예약을 잡아주겠다는 무책임한 말만 반복한다”며 “노조원의 생존권을 이해하지만, 파업 때문에 환자 생명을 두고 치료를 무기한 연기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입원환자들도 “병상에 간호사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조리담당 노동자도 파업에 동참한 탓에 식단도 많이 부실해졌다”고 말했다.

파업이 계속되자 노사 간 갈등도 격해졌다. 노조 측은 ‘홍보물이 제거됐다’는 이유로 이날 병원장실을 항의방문해 몸싸움으로 번졌다. 파업 이후 처음으로 본교섭도 열렸지만,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는 병원 측이 제시한 2.35%의 기본급 인상을 거부하며 지난 14일부터 1,300여명의 노조원 가운데 필수유지인력을 제외한 500여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가 중이다.

이들은 기본급 11%(25만6,751원) 인상과 간호사 인력 충원과 업무개선, 근무시간외 환자정보 접근 금지, 생명안전업무직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관계자는 “본교섭을 통해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위해 조속한 타결을 약속했다”며 “최대한 빠른시일 교섭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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