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만의 독특한 생활 양식·풍습
새로운 도시이미지 만드는 자산
꾸준한 검증·정비로 상품화 필요

 

이재호울발연 선임연구위원·문화사회팀장

지역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생활 양식이나 풍습, 행동 패턴 등을 흔히 ‘지역 문화’라고 한다. 지역 문화는 과거보다 생활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으로 모양상으로는 과거보다 더 보기 좋고 아름답게 만들고, 내용상으로는 과거보다 더 편리하고 새롭거나 몰랐던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지리적 여건과 어우러져 형성된 것이다. 지금 이 시간도 지역 문화가 만들어지는 진행 과정에 있다.

 ‘어느 곳보다 더 나은’ 지역 문화란 있을 수 없다. 지역이 처해 있는 상황과 시대적 맥락이 다르고 교통 통신의 한계로 인해 오래 전부터 ‘그 지역만에서만’ 설명이 가능한 것들이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 들고 ‘새로운 천 년’이라는 은유 속에 문화가 주는 가치들을 매우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문화가 가진 속성은 지금 현재까지도, 또 미래에도 유용한 것이어서 내용이 바뀔지언정 사라지지 않을 매우 중요한 용어이기도 하다.

지역이 지니는 문화가 의미 있는 것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지역민들에 대한 보기 좋고 아름다운 것, 물질적으로 만족시킬 수 없는 부족한 것들을 충족시켜 줘 지역민에 대한 자존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데 있다. 과거 건축물을 검증을 통해 복원하고 옛 문헌에 대한 기록들을 통해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가해 사실을 확인하고 찾아 내는 것을 비롯해 문학, 음악, 미술 등 작품을 출판하고 전시하는 활동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활동들을 찾고 즐기는 사람이 많을수록 지역은 문화면에서 풍성한 고장으로 여겨지고 품격 있는 도시로 정착하는 것이다. 문화나 품격과 같은 용어는 ‘정의하지 않고 느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데 동감하게 된다.

한편으로 지역이 가지는 문화는 하나의 산업으로 경제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체 국민, 시민들의 생활수준의 향상이 작용하게 된다. 문화경쟁의 향상이 지역을 넘어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조점은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지역 문화가 가지는 가치는 이처럼 두 가지로 딱 부러지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편의상 나눌 수 있는 지역 문화에 대한 이러한 두 가지 가치가 분리된 방향에서 추진되거나 평가되어서는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이제는 둘을 서로 합쳐 지역 문화가 지니는 가치를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의 문화는 시민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가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거의 일반적이다. 초기에는 사람들의 관심이 상품으로 인식되는 단계가 아니지만 소비의 일반화 경향에 따라 그것이 ‘문화상품화되는’ 현상으로 연출된다. 공급자는 한정된 데 비해 수요자는 전국, 나아가 해외에 산재해 있는 관광과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문화 상품화 경향은 ‘발굴·기록 → 검증 → 생산 → 소비’로 이어지고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반복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지역의 문화 상품화가 이뤄지게 된다.

지역의 문화는 만들어진 것을 계승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울산에 최초로 문을 연 자장면 집이 어디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맛집을 소개하는 홍보물이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많지만 문화를 입히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먼저 사실에 대한 발굴과 기록, 검증이 필요하고 정비된 사항은 바로 문화 자산이 된다. 이러한 문화 자산을 이용해 상품을 생산하면 ‘문화의 상품화’가 진행되고 꾸준히 소비하게 되면 이것이 ‘지역의 문화 상품’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풍성한 문화자산은 새로운 도시이미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존감을 높이게 하는 주요한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문화는 새롭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새롭게 만들어 지는 것이기도 하고 나아가 상품화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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