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같은 취향 가진 ‘키덜트족’ 급증 

학원 학생 다수 20∼40대 직장인
정서적 안정·스트레스 해소 노려
여가·자기계발 분야로 확산 추세
새 라이프스타일로 각광 받을 듯

울산지역에서 어린 시절에 배웠던 문화예술 활동을 다시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울산의 한 무용학원 성인발레반에서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직장인들 모습.

 

“자, 한 줄로 대형 맞추세요. 칭찬박수로 마무리 할게요.”

울산 남구에 사는 직장인 강현주(30) 씨는 지난달부터 수요일마다 토슈즈와 발레복을 챙겨 들고 문화센터 수업에 간다. 강 씨는 “어릴 때 잠깐 배웠던 발레를 어른이 돼서 다시 배우니깐 힘들긴 하지만 재밌고,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25) 씨는 학창시절 10년 간 배우다가 그만둔 피아노 학원을 다시 알아보고 있다. “경연대회를 나가거나, 정해진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마음대로 배울 수 있어 부담 없다”며 “다 컸다고 해서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잊어버린 게 아니다. 친구들과 방과 후에 찾았던 학원들의 풍경이 점점 더 그리워지는 요즘이다”고 설명했다.

울산지역에서 어린 시절에 배웠던 문화예술 활동을 다시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바쁘게 굴러가는 현대사회에서 유년 시절의 감성을 되찾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무엇보다 ‘키덜트(Kidult,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 문화가 여가와 자기계발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교육부에 따르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예술(미술·음악·무용 등)학원 수강자는 2013년 4만2,462명에서 2016년 19만3,258명으로 급증했다.

지역의 한 학원업계 관계자는 “1~2년전 만 해도 무용을 비롯해 미술, 피아노, 만들기 학원의 성인 회원 수가 한 달 2~3명 내외였는데, 지금은 10배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성인 회원들 중 대부분이 20~40대 직장인이라는 게 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사회생활을 통해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취미활동의 선택지가 넓어졌지만, 단순하면서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을 찾고 있는 거다. 

이에 따라 학원들은 직장인 맞춤형 수업들을 마련하고 있다. 퇴근 후 학원을 찾는 직장인들을 위해 성인발레반을 연 김혜린(27·린발레무용학원) 원장은 “20대 초반부터 40대 주부까지, 체력 관리는 물론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성인들의 아동용 학습지 신청도 줄을 잇고 있음이 알려졌다. 실제로 모 아동학습지에 가입한 성인 수는 현재 5만 여명(2013년 대비)에 이른다. 북구 달천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기태(29) 씨는 “요즘 집에서 월·수·금요일마다 한자 학습지를 받고 있다. 업무상 필요한 한자 공부를 위해 하루마다 일정량을 공부할 수 있는 학습지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이른바 어른아이인 키덜트는 재미있게 스스로가 즐기려는 성인들을 의미 한다”며 “이들이 옛 어린 시절의 환상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사회현상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생활 속에 보편화하면서 영화, 음악, 예술, 패션, 제품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며 “요즘 성인들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지향토록 하는 등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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