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인사는 국정원 댓글 활동한 MB때 靑 행정관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설립한 청계재단이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뉴라이트 계열 김진홍 목사의 재단법인에 수천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해당 법인의 상임이사가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이버외곽팀'으로 활동했던 오모 전 청와대 행정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청계재단이 이 법인을 지원한 배경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청계재단 운영과 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청계재단은 2015년과 2016년 '재단법인 두레문화마을'에 각각 3000만원씩을 지원했다. 

두레문화마을은 2015년 김 목사가 2억 8900여만원을 출연해 설립한 법인으로, 인터넷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미인가 대안학교인 A 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오 씨는 두레문화마을의 상임이사 겸 사무장이다. 

 


청계재단은 2009년 MB가 사재 331억원을 털어 만든 장학·복지사업 목적의 공익법인이다. 설립 당시 "MB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공약을 지켰다"며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하지만, 청계재단의 재산 규모에 비해 운영 실적은 초라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10년 6억 1900여만원이었던 장학금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 2억 6600여만원으로 반 토막 났다. 

또 MB의 대출금 30억원까지 떠안은 청계재단이 은행에서 50억원을 빌려 이를 대신 갚고, 장학사업에 써야 할 건물 임대료를 이자 상환에 쓰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장학사업이 아닌 복지사업만 하겠다며 목적사업 변경을 신청했다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로부터 퇴짜를 맞기도 했다. 

당시 MB는 '청계재단 목적사업 변경 확인서'에서 "의무교육의 정책적 확대로 재단의 장학 관련 사업이 상당 부분 국가의 정책으로 달성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재단의 목적 및 사업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당초 청계재단은 2014년에 목적사업 변경을 신청하려 했지만 내부 사정 등으로 인해 연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13년 10월 3일 MB는 경기도에서 열린 A 학교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두레문화마을이 운영하는 A 학교의 이사장이 바로 김 목사다. 김 목사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 출신으로, 2007년 대선 때 MB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을 벌였다.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사실상 한몸으로 알려진 '사단법인 뉴라이트'는 민생경제정책연구소로 이름을 바꿨는데, 김 목사가 지난 3월까지 이사장을 맡았다. 이 연구소는 관련 실적 등이 없음에도 MB 정부의 서민금융 사업자로 선정돼 예산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 목사가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이사장을 지낼 때 오 씨는 연구소 상임이사였다. 김 목사가 2010년 두레문화마을의 전신격인 두레마을을 설립한 후 지난해 청산할 때 청산 절차를 밟은 사람이 오 씨였다. 현재는 둘 다 A 학교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오 씨가 국정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댓글 공작을 벌였던 '사이버외곽팀'으로 활동했다는 점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오 씨가 MB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할 당시 자신의 친인척 10여명을 동원해 댓글 활동을 벌이고 국정원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B가 2013년 A 학교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 오 씨는 실무 책임자였다. 또 청계재단이 두레문화마을에 지원금 수천만원을 낼 때 오씨는 상임이사였다. 

청계재단이 A 학교에 선뜻 지원금을 낸 점도 의문이다. 중·고등학생과 만 30세 미만 성인이 입소할 수 있는 A학교는 입학금이 200만원, 등록금이 매달 120만원으로 학비가 비싼 편이다. 게다가 교육당국의 인가를 받지 않은 시설이다. 
 

김 목사는 A 학교 건축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후원금을 모금했으며, 현재는 추가로 체육관을 짓겠다며 후원을 받고 있다. A 학교를 비롯한 두레마을을 기반으로 '산림문화창조밸리'를 짓겠다는 것이 김 목사의 구상이다. 

한편, 청계재단이 MB 최측근 인사의 법인에 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 MB가 사회 환원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이 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간사인 진선미 의원은 "대통령 후보로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던 돈이 측근에게 갔을 뿐 아니라 그 측근 관계자가 댓글 핵심 관여자라는 점에서 매우 놀랍고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국정원 댓글 활동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청계재단도 수사선상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정원 댓글 활동을 했던 사람에게 청계재단 지원금이 흘러간 만큼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 검찰이 살펴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계재단 관계자는 "우리가 (두레문화마을을) 알았다. 그래서 청소년들 휴대폰 중독 (사업이) 있다기에 지원을 하게 됐다"며 "(두레문화마을에서) 연락이 한 번 왔었고, 우리가 확인해보고 가능하겠다 싶어서 (지원)했다"고 말했다. 

오 씨의 국정원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을 뿐 아니라 관련이 없다는 것이 재단 측 설명이다. CBS노컷뉴스는 오 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결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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