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인터뷰] '왕은 사랑한다' 은산 역 배우 임윤아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SMT SEOUL에서 배우 임윤아의 '왕은 사랑한다'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노컷뉴스 자료사진)

지난 19일 종영한 MBC '왕은 사랑한다'(이하 '왕사')는 배우 임윤아(소녀시대 윤아)가 도전하는 첫 국내 사극이었다. 윤아가 맡은 은산 역은 장난스러움과 진지함, 영민함과 여림 등 복합적인 면을 지닌 캐릭터였고, 앞서 찍은 중국 사극 '무신 조자룡'은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를 잡은 작품이었기에, '왕사'에 대한 기대는 컸다. 

지혜롭지만 다소 독선적인 면도 갖고 있는 왕원(임시완 분), 원의 벗이지만 주변에서는 자꾸만 라이벌 구도를 만들려고 하는 다정한 공자 왕린(홍종현 분)과의 러브라인도 '왕사'를 지켜보는 볼거리 중 하나였다. 

그러나 '왕사'의 전개는 생각보다 지지부진했다. 특히 커플 팬들 간의 의견 다툼이 분분했던 러브라인의 실마리는 최종회에 이르러서야 손에 잡혔다.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로 대박을 터뜨린 '응답하라'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드라마 커뮤니티 사이에서 '응답하라 고려'냐는 일침이 나온 이유다.

'왕사' 종영 이틀 전인 지난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SMT SEOUL에서 임윤아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윤아는 결말을 설명하면서, 자신도 어떤 감정인지 헷갈렸다고 고백하며 조금 더 일찍 산의 감정을 알아챘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전했다. 

다음은 윤아와의 일문일답.

 


▶ '왕사' 결말은 마음에 들게 나왔나.

원작은 산이 린과 이어지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저도. 저도 대본을 보고 마지막회에 감정이 어떻게 되는구나 하고 알았다. 원이 왕위에 오른 후에, 왕 자리를 내려놓고 원나라로 떠난다. 린과 산은 고려 땅 어딘가로 떠나게끔 보내준다. 린산을 응원하면서 보내주고 자기는 혼자 원나라로 떠나는 거다. 그러면서 나오는 원이의 내레이션이 너무 슬펐다. 그 씬 찍는데 찡했다. 린산원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씬이 있는데, 진짜 마지막 촬영씬이기도 했고 드라마 마지막 부분이어서 느낌이 이상했다. 저희도 셋이 얘기하면서 이 씬은 너무 찡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 본인이 원하는 결말이었는지도 궁금하다.

저는 약간 생각지 못한 거였다. 어떤 결말이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보다는, (결말이) 너무 생각보다 찡해서 되게 마음에 들었다. 
 

'왕은 사랑한다'는 왕원(임시완 분)이 은산(임윤아 분)과 왕린(홍종현 분)을 떠나보내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사진='왕사' 캡처)

▶ 팬들이 '원산러', '린산러'(각각 '원♥산' 커플과 '린♥산'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을 뜻함)로 나뉘었다. 연기하면서 언제 커플 향방을 알았는지 궁금하다. 연기할 때도 완급 조절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저도 원이를 좋아하는 건지 린이를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를 때가 있었다. 마지막회 나오기 전쯤부터 '린이랑 연결되는 거구나' 알았다. 이걸 미리 초반부터 알았다면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 헷갈리면서 촬영했던 게 좋은 부분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안 좋게 보면 어장관리하는 여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웃음) 걱정이 됐다. 어쨌건 두 남자를 다 사랑한 거더라. 원이는 그냥 사람으로서, 인간 대 인간, 사람 대 사람으로서, 친구로서 정말 좋은 감정의 사랑을 했다. 린하고는 정말 남녀의 멜로적인 그런 사랑, 말 그대로 사랑을 보여준 건 린산이었던 것 같다. 

▶ 은산은 장난꾸러기 같아 보이지만 속 깊은 면도 있고 지혜롭고 상처도 많은 인물이다. 입체적인 캐릭터였는데 뒤로 갈수록 수동적인 캐릭터가 된 것 같다. 초반과 후반 캐릭터 변화에 아쉬움은 없나.

감독님이 말씀해 주시길 대본상 20부(방송으로는 40부) 중 10부까지가 전반부고, 나머지 10부는 후반부였다. 전반부는 좀 더 밝고 재미있고 예쁜 씬들이 많았다면 (후반부는) 좀 더 무겁고 진지하며 감정이 되게 딥(deep)한 느낌이었다. 원산린이 진달래 꽃밭에서 촬영한 씬이 있다. 그게 전반부의 엔딩 같은 느낌이었다. 그 이후로는 사건사고들이 풀어헤쳐지면서 딥해지는 그런 느낌이었다. 밝은 씬들이 많았던 전반부에는 저희도 너무 재미있었다. 서로 화기애애한 모습들이 더 묻어나올 수 있었고, 함께하는 씬도 많았다. (이후엔) 감정이 무거운 씬이 많아서 가끔씩 '저잣거리 돌아다닐 때가 그립다' 이런 얘기도 했었다. 하지만 (캐릭터 변화가) 막연하게 왜 갑자기 이렇게 됐지 그런 느낌은 아니었다. 

▶ 무거운 연기와 밝은 연기 중 밝은 연기가 좀 더 편한가.

그런 것 같다. 좀 더 편한 것 같긴 한데, 어려울 때도 많다. 너무 과해 보이거나, 자연스러워 보이기 힘든 부분이 있어서.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더라. (웃음)
 

임윤아는 '왕은 사랑한다'에서 활달하고 영민하면서도 속 깊은 은산 역을 맡았다. (사진='왕사' 캡처)

▶ 은산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100% 만족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이 역할을 함으로써 저한테 분명히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너무 감정선이 다양한 캐릭터였다. 제가 이 캐릭터 선택한 이유도 이런 연기를 한 번 제가 경험해 보고 나면 다음 작품할 때도 더 좋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한 것도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후회는 없다. 

▶ '왕사'는 원작 소설이 있었다. 캐릭터를 구상할 때 원작을 보았나.

1권 좀 보다가 말았다. 감독님께서 (배우들에게 각각)원작을 보면 좋을 것 같다, 넌 보지 말라고 하셨는데 저는 보지 않는 게 더 낫다고 해 주셨다. (원작보다) 좀 더 각색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가님 만나고 나서 저의 모습을 (캐릭터에) 더 많이 반영해 주셨다. '너는 이대로 가서 산을 하면 되겠다' 하셨다. 

▶ 전에 중국 사극을 찍은 적이 있다. 그때의 경험이 이번 '왕사'를 찍는 데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또, 6개월 간 사극 촬영을 하면서 특히 힘들었던 점은 없는지.

(중국 사극을 찍은 덕에) 산 속에서 촬영하는 거나 한복을 입고 지내는 시간은 익숙해져 있던 편이었다. (사극은) 일단 이동거리가 너무 멀고,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하루에 찍을 수 있는 씬이 한정돼 있더라. 이동이 많다 보니. 경주 이런 데서도 찍으니, 세트에서 찍지 않는 이상 (한번에) 많은 씬을 찍기는 어렵더라. 겨울에 (촬영을) 시작해서 옷을 안에 엄청 껴입었었다. 추워서.

▶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찍었다. 연기를 같이 해 보니 어땠나.

장영남 언니(극중 원의 어머니 원성공주 역을 맡았다)하고는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영화 '공조'에서 자매 관계였는데, 언니가 워낙 연기를 잘하시고 보니까 진짜 카리스마가 있으시더라. 배운 점도 많다. 그러다 컷 하면 또 너무 소녀소녀하시거든요. 자매로 만났을 때의 캐릭터와는 다른 면이 많았던 것 같다. 아버지로 나왔던 이기영 선배님(극중 산의 아버지 은영백 역을 맡았다)이 진짜 많이 예뻐해 주셨다. 현장에서 되게 조언도 많이 해 주시고, 정말 딸처럼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정보석 선배님(극중 원의 아버지 충렬왕 역을 맡았다)과는 함께한 씬이 많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다른 또래 친구들과는 (같이 하는) 촬영이 많이 없어도 항상 같이 밥 먹고 단체 톡방에서도 많이 얘기했다. 오히려 촬영 끝나고 나서 더 많이 만나는 편이다. 
 

배우 임윤아 (노컷뉴스)

▶ '왕사'는 사전제작 드라마여서 촬영이 끝난 지 꽤 되었는데도 여전히 배우들끼리 연락하는 게 독특하다.

저도 이런 적은 처음이다. 촬영 끝나면 잘 못 보는 경우도 많은데, (많은) 인원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시간 되는 사람만 모이자 해도 다섯 명 이상 모이거든요.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다. 좋은 인연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좋다. 

▶ '왕사' 배우들이 임시완 면회를 간 사진이 떠서 화제가 됐다.

어제(17일) 갔다왔다. 진짜 갔다왔어요. (웃음) 단체로 다 같이 가게 되니까 갈 수 있겠더라. 저 혼자 가라고 하면 어떻게 가지? 했을 텐데… 단체로 보러 가자고 약속하기도 했고, 다들 시간 맞춰서 13명 정도가 간 것 같다. (기자 : 누가 주도한 것인지?) 다같이 함께. 원래는 번개라고 하죠. (웃음) 급만남 같은 건 후라타이 역할 맡은 재운오빠(김재운)가 정리를 많이 해 주신다. 공지도 올리시고. 이번에는 저랑 종현오빠(홍종현)가 많이 했다. 구체적으로 많이 한 건 종현오빠였다. (임시완은) 드라마는 못 봤다고 하더라. 10시에 취침하나 보더라. 제가 무슨 힘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응원하고자 (소녀시대) 싸인 CD를 몇 장 주고 왔다. (웃음) 

▶ 작년 'THE K2'를 찍었던 지창욱 씨도 최근 군대를 가서 '군대 보내는 여배우'라는 말도 나온다.

그런 타이틀 싫어요. (웃음) 그런 타이틀 붙이지 말아주세요, 정말. (웃음) 아무도 나랑 (연기) 안 하는 거 아냐? 안 간 사람이 엄청 많을 텐데… 

▶ 상대역으로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누가 어울릴까요, 저에게? 다들 군대 가시고 그래서. (웃음) 저도 모르겠다. 누가 있을지. 모든 배우분들 다 멋지시죠. 케미가 있을 배우가 누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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