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앙지검장 사의 후 공개석상…다음달 14일 심리 종료

 

 

'돈 봉투 만찬'에서 후배 검사들에게 위법한 '격려금'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돈 봉투 만찬'에서 후배 검사들에게 위법한 '격려금'을 준 혐의로 검사 중 첫 '부정청탁금지법' 적용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그가 외부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5월 18일 서울중앙지검장직에서 사퇴한 후 152일 만이다.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이 전 지검장은 법정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이 재판받는 소감을 묻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짧게 말했다.

피고인석에 앉은 이 전 지검장은 재판부가 증언거부권을 고지하고 생년월일 등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내내 두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꼿꼿이 서 있었다.

현 직업을 묻는 말에는 "무직"이라고 답했다.

이 전 지검장은 후배 검사인 검찰 측에서 자신의 공소사실을 낭독하자 책상 위로 시선을 고정했다.

변호인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청탁금지법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고 고의가 없을뿐더러 위법성에 대한 인식도 없었다"며 혐의 부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날 재판에는 이 전 지검장을 보좌했던 비서실 직원이 변호인 측 증인으로 나왔다.

비서실에서 각종 행사나 행정업무를 총괄한 이 직원은 "당일 만찬은 공식적인 자리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수행원을 통해 업무추진비 카드로 식사비도 결제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변호인이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장이었던 피고인이 법무부에서 수사를 지원한 과장들에게 격려금을 준 것은 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묻자 "당시는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와 법무부가 최순실씨 딸 정유라의 귀국과 재산환수 문제 때문에 업무협조를 하던 시기였다"는 말로 동의하는 취지로 답했다.

다만 이 직원은 검찰이 "그동안 비서실에 근무하면서 지검장이 법무부 과장 등에게 격려금을 지급한 걸 본 적 있느냐"고 묻자 "중앙지검에서 법무부에 파견 나간 검사에게 지급한 적은 있지만, 그 외 법무부 검사에게 준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주요 증거 조사와 증인신문까지 마무리했으며 다음 달 14일 오전 심리를 끝내는 결심 공판을 하기로 했다.

이 전 지검장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 6명과 함께 올해 4월 21일 안태근 전 국장을 비롯한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넨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재판에 넘겨졌다.

감찰 끝에 면직 처분된 그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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