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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칼럼] 우리사회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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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 령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 승인 2017.10.19 22:30
  • 댓글 0

약자 보다 잇속을 더 중요시하는 우리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지 되짚어봐야
역지사지 지혜로 행복한 사회 만들자

허 령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요사이 하루 종일 쏟아지는 뉴스를 보면 무척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 설립을 놓고 장애인 부모가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것을 보니 정말로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한탄스럽다. 

님비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엔 여지없이 속살을 드러낸 것처럼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겉으로는 장애인과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자고 하면서,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등을 돌리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이다. 

특수학교 설립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라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경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아파트 값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그들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솔직히 무섭고 두렵다. 어쩌다 세상이 이렇게 각박하게 되었는지,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이 아니라 진담으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를 지금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돈이면 뭐든지 다된다는 황금만능주의는 이기주의를 숙주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구호 아닌 구호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돈만 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다는 광고 아닌 광고가 인터넷 세상을 떠돌고 있다.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위에 사람 없다고 하나, 돈 앞에선 사람의 목숨도 한낱 파리 목숨보다 못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무분별한 어른들의 이기심과 탐욕이 젊은 세대는 물론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전염되고 있다는 현실이다. 요즘 유치원만 가도 또래의 친구끼리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 평수를 이야기하고, 부모가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고 한다.

단순한 관심에 머물지 않고 친구를 사귀는 전체 조건이 되고 있다는 믿기 어려운 말도 들린다. 자신보다 아파트 평수가 작고 자동차배기량이 낮으면 친구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친구를 따돌림 하는 왕따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제와 조건이 이렇다보니 친구사귀기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서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증오와 폭력은 어린 학생들에게도 빈번한 일이다. 그 흐름과 양상은 점점 과감하고 흉폭해 지고 있다. 학생들이 저런 정도의 폭력을 행사할까? 귀를 의심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는 특정한 지역, 특수한 계층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라 전체가 극심한 통증을 앓고 있다. 자고 나면 학생들의 폭력에 관계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여러 학생들이 돌아가며 한명을 집단 폭행하고, 최소한의 죄의식도 없이 무용담처럼 자랑하는 세태가 됐다.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고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하는 사건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반성 대신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뻔뻔함 앞에서 할 말을 잃게 된다.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갖게 됐을까를 생각해보면 부모와 기성세대의 책임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폭력의 뿌리는 증오고, 증오를 잉태한 것은 욕심이다. 기성세대들의 잘못되고 그릇된 욕심의 근원을 차단해야 한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해도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사회다.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정당당한 삶이 보상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온갖 반칙과 특권이 판을 치는 세상으로는 폭력과 증오, 욕심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시기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고 방관하거나 포기해선 안된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시점이다.

나쁜 뉴스로 점령당한 세상을 좋은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누가 할 것인가를 자문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남이 아닌 나 자신의 몫이다. 또한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한다. 
어렵고 잘 안 풀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함으로써 중지를 모아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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