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짬뽕명가 ‘밀밭’
 울주 천상 외곽지역 특성 극복
 벌써부터 입소문 손님 ‘북적’
 뜨거운 궁중팬에 재료 볶아
 향긋한 불 맛 ‘짬뽕’ 주메뉴 

 각종 해산물·야채 들어간
‘중화식 비빔밥’도 인기
 뜨거운 철판에 올려진 탕수육
 촉촉한 소스 스며든 맛 일품

 김재철 대표 “청결함 우선시
 입과 눈이 즐거운 음식 제공
 울산 어디서든 ‘밀밭짬뽕’ 맛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

 

‘밀밭’의 대표 메뉴 짬뽕. 뜨겁게 가열된 궁중팬에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볶아 자욱한 연기를 내 불맛을 더한 것이 비법이다.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가을이다. 쌀쌀한 바람에 속을 녹이려면 국물 요리가 최고다. 부드러운 미역국도 좋고, 얼큰한 육개장도 좋지만, 중식하면 단연 짬뽕이다. 짬뽕 전문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울산 브랜드가 있다. 퓨전짬뽕명가 ‘밀밭’이 그것인데, 울주군 천상리라는 지리적 특성을 극복하고 벌써부터 입소문이 자자하다. 점심시간이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건 물론이고, 줄까지 서서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현재 밀밭을 운영 중인 김재철(51) 대표를 만나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법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퓨전요리의 향연
‘밀밭’의 대표메뉴 짬뽕은 특별하다. 퓨전짬뽕답게 지금까지 먹어왔던 짬뽕과 불맛부터 다르다. 화려한 불쇼는 없지만, 주방장의 기술이 ‘명품짬뽕’맛을 연출한다. 
뜨겁게 가열된 궁중팬에 돼지고기와 각종 야채를 볶아 자욱한 연기를 내는 것이 불맛의 비법. 주방장은 화려한 불쇼가 아닌, 숙련된 기술을 통해 음식에 훈연한다. 그러면 짬뽕국물에 향긋한 불향이 가득 베인다. 

면을 다 먹었다면,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 밀밭은 손님들을 위해 무한리필로 밥도 제공하고 있다.     
‘중국집에 웬 비빔밥?’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눈에 띄는 메뉴도 있다. 각종 해산물과 야채가 들어간 중화식 비빔밥은 인기메뉴 중 하나다. 궁금증에 시킨 사람들은 그 맛을 보고 바닥까지 싹싹 긁어 먹을 정도다. 
중국집에 탕수육이 빠질 수 없다. 밀밭의 탕수육은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 제공 돼 차별화된 맛을 선사한다. 
특히 탕수육을 ‘찍먹(찍어먹는 것)’하는 사람들도 밀밭의 철판 탕수육 맛을 보면 ‘부먹(부어먹는 것)’의 매력에 빠진다. 
뜨거운 철판 위에 소스를 부르면 지글지글거리는 비주얼이 보는 즐거움도 있기 때문. 소스가 촉촉이 스며든 탕수육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밀밭을 찾는 손님들은 맛뿐만 아니라 청결도 으뜸이라고 말한다. 가게 주방이 전면 통유리로 오픈돼 있기 때문인데, 음식 만드는 주방장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절로 믿음이 갈 정도다. 
김재철 대표는 “중국집은 깨끗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데, 밀밭은 ‘청결함’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주방도 모든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며 “밀밭을 찾는 손님들이 음식을 입과 눈을통해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밀밭’의 주방장이 짬뽕 맛의 핵심인 향긋한 불맛을 내고 있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 촉촉히 소스를 머금은 탕수육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 서비스와 교감의 맛 
김 대표가 처음부터 ‘밀밭’을 운영한건 아니다. 원조 사장님은 그의 절친한 친구다. 지금은 사정상 김 대표가 가게를 인수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친구가 다져둔 든든한 밑거름 덕분에 밀밭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 대표의 노련함과 달리, 그가 요식업계에 발을 들인 건 얼마 되지 않는다. 불과 몇 년 전 까지 그는 안경전문점을 운영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다른 직종을 고민하게 됐는데,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짬뽕이다.

원래 그는 빨간국물을 먹으면 그대로 비워 낼 만큼, 매운음식이 몸에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 ‘밀밭’에서 친구가 만들어 준 짬뽕은 달랐다. 얼큰한 국물에도 속은 편안했고,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김 대표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친구가 만든 짬뽕 한 그릇을 다 비우고 ‘이거다!’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기 때문. 하던 일을 과감히 그만두고 그는 밀밭을 인수받았다.
김 대표가 가게를 인수 받은 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서비스’다. 
손님이 북적거리는 바쁜 점심시간에도 그는 “음식은 입맛에 맞으세요?”, “맛있게 잘 드셨나요?” 라며 손님들께 한마디 한마디를 건낸다. 
그는 “수십년 동안 안경사로 일한 덕분에 서비스가 몸에 배인 것 같다”며 “손님들 한분한분의 이야기가 가게를 운영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서비스만큼이나 김 대표가 신경 쓰는 부분은 ‘교감’이다. 본가가 북구 염포동인 그는 가게를 인수받고 가장 먼저 주위 상인들을 찾았다. 천상리에 터를 잡기위해서 주민들과 교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천상의 주민이 되기 위해 고향에서 공수한 뻘낙지까지 찾아들고 주위 상인들과 인사했다”며 “아직도 인사 못한 주민들이 많아 앞으로 천상 주민들과 더 교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울산 어디서든 손님들이 밀밭 짬뽕 맛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밀밭’의 상호명에도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면의 원재료인 ‘밀’의 밭이란 뜻인데, 손님들에게 원재료의 원초적이고, 순수한 맛을 선사하고 싶은 그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명칭이다.  
늦깎이로 요식업에 입문해 아직까지 부족한 점이 많지만, 김 대표는 그만큼 열정이 대단하다. 
반오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손님들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 중이다. 
그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된 요리를 선사하기 위해 공부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 언젠가 울산 전역에 밀밭짬뽕을 전파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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