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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리 칼럼] 태화강을 찾는 떼까마귀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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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학 울산과학대 교수·관광경영학 박사
  • 승인 2017.10.29 22:30
  • 댓글 0

예로부터 길조·흉조 양면성 띠고 있는 까마귀
10~3월 태화강 찾아와 떼로 펼치는 군무 장관
울산 최고 생태관광자원으로 아끼고 사랑해야 

 

이정학울산과학대 교수·관광경영학 박사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 철새인 떼까마귀가 태화강을 찾아왔다. 떼까마귀는 10월 중순부터 날아오기 시작하여 3월 중순이면 돌아가는데 이 기간에는 매일 석양 위의 군무를 볼 수 있다. 이 군무는 장관으로서 울산이 자랑하는 최고의 생태관광자원이다. 떼까마귀가 국내외 생태관광객을 불러들이는 것이다. 


까마귀는 다른 새들에 비해 영리한 새로 알려져 있다. 호두와 같은 딱딱한 껍질 열매 속의 알맹이를 먹기 위해 자유낙하 원리를 이용해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열매를 떨어뜨리기도 하고, 달리는 자동차 바퀴에 호두를 던지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 먹이를 잡기 위해 나무 구멍에 작은 식물 가지나 잎을 꽂아 애벌레가 붙으면 잡아먹는 등 도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까마귀는 새 중에서 가장 영리하며 동물계에서도 침팬지, 코끼리, 범고래, 까치와 함께 인간 다음으로 똑똑한 동물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까마귀가 길조인지 흉조인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 우선 까마귀는 신령스러운 새로 앞일을 예언하는 능력이 있다고 인식됐다. <삼국유사> 권1 사금갑(射琴匣) 조(條)에 의하면 신라의 21대 왕인 소지왕이 정월 보름을 맞아 경주 남산의 천천정(天泉亭)에서 산책을 하는 중에 쥐와 까마귀가 왕에게 다가왔다. 쥐가 사람처럼 소지왕에게 말하되, 까마귀를 좇아 가보라고 했다. 까마귀를 따라가니 한 노인이 나타나 왕에게 올릴 글을 봉투에 넣어 바쳤는데, 이 봉투를 열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안 열어보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씌어 있었다. 소지왕이 봉투의 글을 열어보자 ‘사금갑(射琴匣, 거문고 통을 쏘라는 뜻)’이라고 적혀 있었다. 소지왕이 대궐로 돌아와 거문고 통을 활로 쏘니, 그 안에 숨어 간음하던 궁주(왕비)와 승려가 죽임을 당했다. 소지왕은 자신에게 이를 알린 까마귀에 보답하기 위해 정월 보름날을 '오기일(烏忌日)'이라 명명하고, 해마다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내게 했다.


<삼국유사> 권5 낭지승운보현수(郎智乘雲普賢樹) 조(條)에도 까마귀가 지통(智通)이라는 승려에게 영취산에 가서 낭지의 제자가 되라는 말을 전했고, 낭지에게도 지통이 올 것을 알려 주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처럼 까마귀는 사람의 앞일을 예언하거나 해야 할 바를 인도해 주는 새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삼족오(三足烏)는 태양에 산다는 세 발 달린 신화적인 존재로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나타난다. 


칠월칠석 견우와 직녀의 가슴 아픈 사랑에 다리를 놓는 새도 까마귀와 까치로, 사랑의 가교 역할 하는 등 긍정적인 새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중국 명나라 이시진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까마귀는 알에서 부화한지 60일간은 어미가 먹여 살리지만 성장 후 어미가 늙고 병약해졌을 때 먹이를 물어다 봉양한다고 했다. 여기서 오조사정(烏鳥私情),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고사성어 생겨났다. 


까마귀가 흉조이고 부정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면 전염병이 돌 때 까마귀가 울면 병이 널리 퍼진다고 하며, 길 떠날 때 까마귀가 울면 재수가 없다고 했다. 이러한 관념에서 불길한 징조를 나타내는 속담으로 ‘돌림병에 까마귀 울음’ 등이 생겼다. 이러한 예들은 고대 까마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 불길한 새로 받아들여졌음을 보여준다. 이같이 까마귀는 신의 의지를 전달하는 신령스러운 능력과 효심이 가득한 새, 죽음이나 질병을 암시하는 불길함을 상징하는 등 양면성을 가지고 우리 정서에 자리잡았다. 


매년 울산 태화강을 찾는 떼까마귀는 길조다. 태화강의 자연환경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들이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역경제에 이바지 하고 있다. 


오는 11월 17일부터 아시아버드페어(ABF; Asia Bird Fair)가 태화강에서 개최되는데 주요 관광 대상은 수만마리의 떼까마귀가 군무를 펼치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전국 생태관광객이 찾아올 것이다.


2010년 영국의 한 공원에서 조깅하던 금발 여성들이 연달아 까마귀들에게 습격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까마귀는 기억력이 탁월한지라, 금발 여성에게 뭔가 안 좋은 일을 당한 후 복수를 꾀하는 모양이라고 동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처럼 태화강을 찾는 떼까마귀를 울산 시민이 홀대한다면 복수를 당할지도 모른다. 떼까마귀를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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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학 울산과학대 교수·관광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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