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창작 뮤지컬 ‘이예 - 그 불멸의 길’ 초연 공연이 지난 10월 28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연극 동네에서는 “막이 내리면 모든 것을 잊어야 한다” 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막이 내려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창작공연이 그러하겠지만 가시밭길 같은 험난한 작업과정은 오랫동안 기억 될 것 같습니다.

#K형, 많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굳이 창작이란 어렵고도 힘든 길을 왜 가는가? 그렇습니다. 쉬운 길이 있습니다. 서울 등 다른 대도시에서 공연 된 작품들을 울산 무대에 올리면 인지도도 확보하고 연출도 배우들도 모두가 쉬운 작업과정이 되겠죠. 그러나 그 작품들은 울산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공연예술이 독자성과 보편성을 담보한다는 명제를 생각할 때 울산을 표현하는 독자성 확보는 어려울 것입니다. 서울·부산에서 막이 오르는 작품을 다시금 공연해도 울산의 작품은 아니겠죠. 명작도 막을 올리고 울산을 노래하는 작품도 막이 올라야합니다. 

#K형, 창작 뮤지컬 ‘이예 - 그 불멸의 길’ 초연 공연은 울산의 역사 인물을 울산의 소설가가 창작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역사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준엄한 질문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역사라는 급류에서 스스로를 희생하며 백성을 위해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았던 충숙공 이예선생의 삶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창작 작업은 늘 시행착오와 인내 할 수 없는 고통과 만남과 헤어짐을 겪으면서도 막이 오릅니다. 이번 작업 과정은 모든 작업자들이 인생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절대적인 사명감으로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이예 선생의 그 험난한 역사의 길 앞에서 겸허해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막이 내리면 모든 것을 잊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은 관객들과 작업을 함께 한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그러는 것 같습니다. 낙엽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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