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직 공무원(가축방역관) 기피현상으로 전국적으로 인력 태부족 현상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울산도 올해 3차 지방공무원임용시험을 통해 4명의 수의직 공무원을 선발하려고 했지만 한명도 선발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달 31일자로 최종합격을 한 4명이 충원된 것도 응시자격을 전국으로 늘렸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추가로 선발한 시험에서도 29명이 접수했고 19명이 서류전형에 합격해 면접의 기회가 있었지만 10명만 면접장에 나타나는 등 기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수년간 AI와 구제역의 발병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 울산 전체 방역업무 담당 수의직은 10명에 불과하다. 이는 울산지역 총 방역관리대상 농가 3,276 가구, 개체수 총 56만 마리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수의직 공무원 기피현상은 승진 차별, 업무과중 등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는 데 있다. 특히, 거의 매년 발생하는 동물 전염병으로 수의직 공무원들이 재난 상황에서 받는 심적 압박은 엄청나다. 동물 전염병의 특징은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 있다. 수의직 공무원들에게는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밤샘은 물론이고 제대로 쉴 수 조차 없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진단한 수의직 공무원의 적정인력은 약 1,300명으로 현재 전국 지자체 인력은 660명으로 절반에 불과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수의학과 출신들은 동물병원으로 몰려 동물방역 현장에 필요한 수의인력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동물전염병의 적극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수의직 공무원에 대한 사기진작이 필요하다. 경북 고령군의 경우 가축방역 조직의 확대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당초 1명이었던 수의직을 2명 증원해 3명으로 늘려 가축방역 대응능력 강화시켰으며 아울러 사기진작을 위해 의료업무수당을 기존 최대 월 15만원에서 최대 월 50만원 범위 내에서 조례로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수의직 공무원을 전문직위로 지정해 전문직위 수당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더욱이 울산은 가축 농가는 물론 전국 최대 떼까마귀 집단서식지로 AI발생 시 치명적일 수 있어 수의직 공무원들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안정적인 동물방역과 울산시민의 건강을 위해 울산시도 인원 확충은 물론 처우 개선의 노력이 적극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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