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규모 강진 울산 인근서 잇달아 발생…시민들 불안감 고조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기자회견서 동남권 핵발전소 중단 촉구
  신고리 5·6호기 건설승인시 양산단층대 등 지진평가 배제 지적
“흔들릴 때마다 원전 생각 공포…공론화 때 지진 반영 여부 의문”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16일 울산시청 앞에서 포항 지진과 관련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노후 및 신규 핵발전소 건설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우성만 기자 smwoo@iusm.co.kr

포항에서 5.4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경주에서 규모 5.8 역대 최강진이 발생한지 1년여만의 두번째로 큰 규모 지진인데다,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까지 최대 15기의 원전에 둘러싸이게 되는 울산 시민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16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활성단층에 대한 최대지진평가를 조속히 실시하고 이와 연계된 신고리 4호기와 5·6호기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이번 지진까지, 양산단층대가 본격적인 활동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 확실해지고 있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승인 당시 양산단층대를 비롯한 활성단층대는 지진평가에서 배제됐는데, 가장 큰 활동성을 드러내고 있는 지진대를 배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지진을 계기로 양산단층을 비롯한 모든 활성단층에 대한 최대지진평가를 제대로, 조속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그 기간 동안 동남권의 모든 핵발전소의 운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단위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해있는 고리, 신고리핵발전소 14기는 단 한차례의 지진에도 후쿠시마보다 훨씬 가혹한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며 “신고리 5·6호기는 물론이고 건설 마지막 단계인 신고리 4호기에 대해서도 더이상 한발자국도 진전시키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최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두고 공론화를 거치면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는데, 역대 규모 1,2위의 강진이 1년 사이 울산 인근에서 잇달아 발생했다는 데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모(48·여·중구)씨는 “작년 경주 지진이 났을 때는 어쩌다 한번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이번 포항 지진까지 보면 이 일대가 정말로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거 아니냐”며 “원전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지진이 반복되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모(37·울주군)씨는 “몸이 흔들리면서 ‘원전은 괜찮나’ 걱정하는 상황 자체가 공포스러웠다”며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도 아니고, 특히 영남권에 지진이 집중되고 있다는데, 이렇게 많은 원전에 둘러싸여서 살아갈 생각을 하니까 솔직히 많이 무섭다”고 호소했다.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재개를 결정한 공론화 결과에도 의구심을 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김모(29·중구)씨는 “공론화 조사를 할 때 대규모 지진에 대한 우려가 제대로 반영됐는지 의아스럽다”며 “원전이 지진에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경주에 이어 포항 지진까지, 직접 경험한 공포는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최모(34·남구)씨도 “영남권에 활성단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일대가 이렇게 많은 원전이 있어도 되는 지역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하는 거 아니냐”면서 “원전 바로 아래서도 얼마든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발 뻗고 잠이나 잘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새울원자력본부는 “포항 지진과 관련해, 새울본부에서 측정된 대표 지진값은 규모 2.9(0.003247g)”라며 “(상업운전 중인) 신고리 3호기는 발전정지나 출력감발 없이 정상 운전 중이고, 매뉴얼에 따라 설비점검을 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론화를 거쳐 건설재개가 결정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도 피해 없이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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