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상의 이치 ‘에너지’
무한 잠재 에너지 지닌 ‘맨탈’
끈기·열정·긍정이 기적 이뤄 

 

돈·매뉴얼이 전부인 시대 지나
상상을 현실화하는 맨탈의 힘
교육·기업·정치서 지향하길

 

장만석울산대 교수·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공학도라 그런가? 한때는 ‘힘’이야 말로 사물의 강약을 재는 척도라고 단정해 버리기도 했다. 세상 만물은 물리적인 ‘힘’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버티면 존재하고, 무너지면 사라져 버린다. 자연의 이치가 그러하다. 가을을 물들였던 단풍잎 하나조차도 ‘힘’에 버티지 못하니 사라져 버리는 것을 보면 예외가 없다.  

이런 ‘힘’을 좀 더 유식하게 표현하면 F=ma(힘F는 질량m과 가속도a의 곱)이다. 바로 그 유명한 ‘근대 물리학’의 아버지 뉴턴의 ‘힘의 법칙’(정확히는 ‘가속도의 법칙’)이다. 질량(무게)이 클수록, 때리는 속도가 빠를수록 강한 ‘힘’이 된다는 이야기다. 따지고 보면 세상의 돌아가는 모습도 이 법칙을 벗어나지 않는다.  

개인이나 조직도이나 무게(질량m)가 클수록, 추진속도(가속도a)가 강할수록 힘(F)도 커진다. 그러니 이 ‘힘’의 크기를 가늠할 수만 있다면, 시쳇말로 누가 강자인지, 어디에 줄을 서야 할지 계산해 낼 수도 있지 않겠나. 

그럼 힘의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우선 무게부터 정량화해 보자. 우리의 세상은 일견 ‘권력’과 ‘돈’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니 ‘질량m’을 ‘매뉴얼(manual)’과 ‘머니(money, 돈)’의 알파벳 첫 자로 간주하면 어떤가. 그럼 ‘매뉴얼(규정, 절차, 법령 등)’을 더 많이 움켜잡을수록, ‘머니(돈)’를 더 많이 가질수록 ‘힘’은 더 커진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추진 ‘가속도a’를 배가하면 그 힘은 천하무적이 된다. 오늘날 우리에게 보이는 세상이 그러하지 않는가. 그러니 젊은 시절에 ‘힘’을 추종했다고 해서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런데 세상을 살수록 추종했던 뉴턴의 ‘힘’ F=ma에는 관심이 줄고, 매사 세상 보는 관점이 ‘현대 물리학’의 아버지 아인슈타인의 ‘에너지’로 옮겨졌다. 그 유명한 질량(m)과 에너지(E) 환산공식 ‘E=mC²’이다. 무게라고도 할 수 없을 질량 1g이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15kt)의 파괴력을 가졌다고 하니 ‘근대 물리학’인 뉴턴의 질량(무게)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도 없다. 아직도 뉴턴의 추종자들은 ‘매뉴얼’과 ‘머니’로 얻어지는 ‘힘’이 최고라고 주장하지만 ‘근대적’ 시각일 뿐이다. ‘현대적’ 시각은 아인슈타인의 ‘에너지’다.

그럼 개인이나 조직이 가진 ‘에너지’의 크기를 가늠해 볼 차례다. 어디가 세계적인 강자가 될 것인지, 어디에 투자하면 큰 덕을 볼지 추측이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무게가 아니고, 원자핵처럼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알짜배기 질량(핵)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인류가 만들어 낸 현재의 문화와 문명이야 말로 인간의 창의적인 정신에서 나왔으니 아인슈타인의 ‘질량m’은 맨-파워(man-power)나 맨탈(mental, 정신)의 알파벳 첫 글자라고 하면 어떤가. 그렇게 가정하면 맨탈(정신)의 무게만 계산하면 된다. 

2016년 10월 23일자 울산매일신문에 기고한 ‘비범함은 어디서 오는가?’에서 살펴봤듯이 스웨덴 한 연구소에서 정밀 측정한 결과 사후에는 몸무게가 21.26214g 감소한다고 한다. 이것을 맨탈(정신)의 무게라고 가정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아인슈타인의 공식 E=mC²에 넣어 보면 원자탄 수십 개의 위력이다. 다윗, 한니발이나 이순신 장군처럼 불가능 할 것 같은 강자를 이기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그리고 우리나라 현대, 삼성, LG, SK와 같이 당대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한국, 싱가포르, 중국처럼 당대에 세계적인 부국이 된 역사적인 기적들 모두는 아인슈타인의 ‘에너지’에 대입해보면 해석이 가능해 진다. 그러니 아인슈타인의 ‘질량m’은 맨-파워나 맨탈과 더불어 ‘기적(미러클, miracle)’의 첫 알파벳으로 봐도 될 것만 같다. 

세계적인 경제잡지인 ‘포츈’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리더들만 봐도 그렇다. 2015년에는 애플CEO 팀 쿡, 2016년에는 아마존CEO 제프 베조스, 그리고 특이하게도 2017년에는 미국 야구구단 시카고 컵스 사장 테오 엡스타인을 선정했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2번이나 더 우승시켰다. ‘시카고 컵스’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도 ‘시카고 컵스’를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장본이다. 그런데 그 정도를 가지고 ‘포츈’이 시대를 앞서가는 ‘세계 최고의 리더’로 뽑았겠는가. 

‘시카고 컵스’로 와서는 데이터로 ‘매뉴얼’을 만드는, 그리고 머니(돈)로 뛰어난 선수를 모으는 과거 방식을 과감히 바꿔 버렸다. 긍정과 열정, 곤경을 이겨낸 경험과 정신, 팀원들에 대한 희생과 상생 등 ‘맨탈(정신)’ 중심으로 선수들을 모았다. 그리고 드레스 코드(의복착용 방식) 등 형식적 ‘매뉴얼’을 버리고 젊은이들에게 ‘자신감’과 ‘용감성’과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다고 한다. 그 결과 그들의 ‘맨탈(정신)’이 하나로 집중됐고 거기서 만들어진 ‘에너지’가 결국 시카고 컵스를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게 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이런 과정을 보면 시카고 컵스 사장 ‘테오 엡스타인’이야 말로 아인슈타인의 ‘기적의 에너지’를 제대로 이해하는 ‘세계 최고의 리더’라고해도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이처럼 기적의 원천은 ‘맨탈(정신)’이다. 세상은 ‘맨탈(정신)’의 ‘무한한 잠재 에너지’를 이해하고, 이를 개발하고, 집중하게 해, ‘매순간’ 상상을 현실화하는 기적을 만들어 내는 ‘영웅들의 시대’로 가고 있다. 편협과 약육강식의 속성을 가진 ‘매뉴얼’과 ‘돈’ 만의 힘으로는 상상조차 힘든 그런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육이, 우리의 기업이, 우리의 정치가 어디로 가야할지 답은 뻔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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