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현장대응팀 활동보고서'…4천13개 계기 지진 분석
학계 "지각 약해지면서 규모 7.0 안팎도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한 집에서 짐 빼는 이재민
지진 피해를 본 이재민들이 22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에서 짐을 빼 이사하고 있다. 포항시는 지진 피해로 집이 부서지거나 기울어져 철거 대상인 대동빌라, 흥해읍 대성아파트 등 328가구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아파트로 옮기기로 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반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지진의 최대규모는 얼마일까?

기상청이 올해 3월 발행한 '9.12 지진 현장대응팀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해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의 사례를 포함해 한반도에서 최대 6.2의 지진이 발생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경주 지진의 본진은 규모 5.8, 지난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은 규모 5.4를 각각 기록했다.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역대 1∼2위다.

기상청은 역대 최대규모인 경주 지진을 계기로 중·대형 지진 발생 시 현장 조사를 수행하기 위한 현장대응팀을 구성했고, 이번 포항에도 팀을 급파했다.

기상청은 이 분석에서 1978∼2016년 계기 지진(지진계로 관측한 지진) 자료를 활용해 최대규모를 추정했다. 이 가운데 1978∼2003년에는 규모 2.0 이상의 지진 기록이 사용됐고, 이후에는 규모 2.0 미만의 미소 지진도 포함했다.

경주 지진을 포함한 4천13개 계기 지진의 규모와 누적 발생 횟수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발생 가능한 최대규모를 추정한 결과, 6.2로 산출됐다.

경주 지진을 제외한 3천582개의 지진으로 분석하면 최대 6.1까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포항 지진에 앞서 중·대형 지진의 추가 발생 가능성을 점친 것이지만, 현재로써는 지진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를 예측할 방법이 없다.

또 문헌에 기록된 역사 속 지진에 대한 고려 없이 기상청이 관측·보유한 자료만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학계에서는 한반도에서 규모 7.0에 가까운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각이 약해진 상황에서 응력까지 쌓여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최대규모 7.0 안팎의 큰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덕기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자료가 적어 지진 분석에 한계가 있다"며 "역사 지진 전공자들은 과거 지진은 그 활동도가 훨씬 강했기 때문에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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