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곡박물관(관장 신형석)이 울산 서부지역 중요 유적인 울주 삼동면 조일리 고분군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지난 7일부터 열고 있다. 지난 22일 ‘조일리에서 만난 고대 울산인’ 전시장에는 초겨울 반구대, 대곡천 인근의 한적한 정경을 즐기려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본지 취재진 방문에 전시장 안내를 해 준 신형석 대곡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으로 ‘금동관’, ‘조일리식 석곽묘’, ‘금귀걸이’ 등을 언급했다. 

 

울산대곡박물관은 내년 2월25일까지 특별전 ‘조일리에서 만난 고대 울산인’을 연다. 전시에서는 금동관을 비롯한 토기류, 철기류, 금동장신구 등 조일리 고분군 출토유물을 볼 수 있다.신형석 관장이 전시물 설명을 하고 있다.

중앙 or 현지 자체제작 견해 갈려
◆조일리 금동관은 어디서 제작됐을까

먼저 조일리 고분군은 4〜6세기 대에 만들어진 중소형 무덤이지만 금동관이 4점 출토돼 당시 크게 주목받았다. 

신형석 관장에 따르면, 학계에서는 마립간 시기(내물~지증) 신라 중앙정부는 부속된 지방 세력에 대해 충성의 대가로 금동관을 비롯한 위세품을 내려줬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일부 금동관은 현지에서 제작됐을 가능성을 상정하기도 하는데 조일리 고분군  금동관은 중앙에서 제작해 내려준 것으로 보는 견해와 현지에서 자체 제작됐을 것으로 보는 두 견해가 있다. 후자는 경주지역 제작기술의 경향성에서 벗어난 기법이 보인다고 해서 그렇게 추정하는데 금동관 관 테두리에 넓게 표현된 톱니무늬가 경주지역과 다른 점이라 한다. 전시장에는 새로 만든 하삼정 고분군 금동관도 전시돼 있다. 

 

조일리 석곽묘. 한쪽면이 둥근형태다.

대형토기류 많이 넣으려 조일리식
◆석곽 한쪽 벽을 왜 둥글게 만들었을까?

조일리 석곽묘 평면 형태는 한쪽 벽면을 둥글게 만든 무덤이 많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를 ‘조일리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신형석 관장에 따르면, 석곽 한쪽 면을 둥근 모양으로 만든 것은 대형토기류를 많이 넣기 위해 유물 부장공간을 최대한 넓히기 위함이라고 추정된다. 석곽 모서리를 각을 줄이거나 둥근 모양으로 만들면 부장공간이 늘어날 수 있었다. 이런 기법은 석곽 상부 뚜껑돌을 얹는데도 유리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조일리 무덤에서 발굴된 굵은고리 금귀걸이는 경주 황남대총 남분 출토 금귀걸이와 모양이 같다는 것도 눈에 띈다.

신형석 관장은 “조일리는 경주-울산 언양-양산-부산 동래로 이어지는 신라 육상교통로의 요충지라 할 수 있다”며 “조일리에서 만난 고대 울산인은 우리에게 여전히 궁금증을 갖게 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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