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바이러스 질환들이 어느날 북한을 급습하면 잉카제국의 몰락과 같은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 북한을 자주 다녀온 신희영 통일의학센터소장(서울대 연구부총장)의 진단이다.

남쪽에선 사라진 질병이 면역력이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갑자기 나타나면 의료진도 익숙하지 않아 진단이 틀리고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그러니 합병증이 생기고, 큰 혼란이 오게 된다. 
분단 70여년에 북한에는 1980년대의 남한 질병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질병의 질로만 따지면 북한 질병이 훨씬 양호하다. 세균성이라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니까. 남쪽 병은 모두 바이러스로 변해 치료제가 타미플루 등 고단위라야 가능하다. 

귀순 북한병사 뱃속에서 기생충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 100%가 기생충에 감염돼 있다는 조사결과는 이미 오래 전에 있었다. 반면 남쪽에서는 있으나 북에는 없는 질환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알레르기다. 북한에는 아토피가 거의 없다. 기생충 때문이다. 우리 몸이 그 기생충에 대응하느라 자기 자신을 공격할 여력이 없다. 그러니 알레르기가 있을 수 없다.
의료계는 60~70년간 외부 영향을 받지 않은 북한을 갈라파고스 섬 같은 보물섬으로 꼽고 있다. 100억원씩 10년만 투자하면 노벨상 10개는 받을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DMZ(비무장지대) 북한 군인들은 말라리아에 많이 걸린다. 남한의 결핵환자가 왜 다시 늘어나게 되었을까. 아무도 얘기 하지 않지만 노무현 정부 말기에 북한 아리랑 축제에 다녀온 사람이 10만 명이나 된다. 이들이 돌아왔을 때 전혀 체크하지 않았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이 있지만 보건 의료면에서 ‘통일은 쪽박’이다. 통일을 대비하려면 의료·질병 대책을 세워야 한다. 동·서독도 통일 후 동독주민 격리 소동이 벌어졌다. 북한 주민의 건강이 좋아야 노동력도 쓸 수 있다. 키 140cm에 아이큐 100, 그런 인력은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범죄집단이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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