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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피사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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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11.2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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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택문화는 근대화와 함께 많은 것을 사라지게 만드느라 애를 썼다. 대표적인 것이 장독대였다. 1969년 ‘장독대를 없애자’는 홍보영화가 눈길을 끌었다. 유명 배우까지 동원된 이 영화에는 “때로는 쥐가 목욕한 간장도 그대로 퍼먹어야 하니 위생상에도 좋지 않습니다”라는 성우의 해설이 들어가 웃겼다.


당시 김현옥 서울 시장은 도시 미화를 위해 군사적으로 시민 아파트 건립을 밀어 붙였다. 아파트를 많이 지어 도시 미관에 악영향을 미치는 판잣집을 가리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와우 아파트’ 붕괴사건까지 겪으면서 부실 아파트 시대를 맞이했다. 


아파트 문화의 역사는 욕망의 용광로가 됐다. 서울 ‘강남’의 역사와도 동의어다. 영등포 동쪽이라는 뜻의 ‘영동’으로 불리던 지역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됐다. 


흔히 최초로 회사 이름을 붙인 아파트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꼽는다. 하지만 1975년 완공된 서빙고 현대 아파트가 그 원조다. 강남이 아닌 한수 이북에 브랜드 아파트가 처음 등장했음을 말한다. 1979년 현대아파트는  한강의 11번째 교량 성수교 개통을 한 달 앞두고 분양하면서 광고에는 강남북을 연결하는 ‘성수교 아파트’라는 말을 썼다. 


하지만 1993년 성수대교가 폭삭 내려 앉으면서 개발독재시절의 부실 공사가 그 시대의 허황된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유례없는 주택시장 장기 호황으로 올해 국내 건설사들은 ‘아파트 공화국’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포항 지진으로 진앙지 가까운 곳의 ‘피사의 아파트’들이 지진 공포를 부채질 했다. 다세대 주택을 떠받친 기둥들이 처참하게 부서지고 휘어지면서 뒤늦게 ‘필로티’ 구조 주택에 대한 안전성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1988년 내진 설계 규정을 처음 도입했다지만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규정을 제대로 지켜왔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 내진 설계도 없이 지진에 무방비로 노출된 도시에서 치명적인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것은 어쩌면 천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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