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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칼럼] 11월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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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길 주필
  • 승인 2017.11.28 22:30
  • 댓글 0

 

‘단풍! 좋지만/내 몸의 잎사귀/귀때기 얇아지는/11월은 불안하다//어디서 죽은 풀무치 소리를 내면서/프로판 가스가 자꾸만 새고 있을 11월’(서정춘의 시 ‘11월’). 살갗으로 겨울의 기운이 와 닿는 11월을 시인은 불안한 계절로 느꼈다. 애당초 설계해 놓았던 일들은 시작도 하지 못했고, 돌아보면 야무지게 이루어 놓은 것도 없다. 그 불안의 이미지를 프로판 가스가 새고 있는 것 같다고 청각화하면서 11월의 감각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달력에서 ‘11월’은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은 아닌 달’이라고 한다. 한 해의 끝자락으로 가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는 시간으로 11월은 어느 달보다 소중한 달이다. 특별한 기념일도 없고 휴가 계획을 짤 일도 없고 하던 일을 덤덤히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달이다.


‘헛수고 했다’라는 뜻의 관용 표현이 말짱 도루묵이다. 11월이 ‘말짱 도루묵’이라면 이때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가을 동해 바다는 보물 창고다. 이맘때 제대로 맛이 오른 생선이 바로 도루묵이다. 도루묵은 평소에는 동해 먼 바다에 살다가 산란기 때 알을 낳기 위해 동해 연안으로 몰려 온다. 산란 시기는 11월 말에서 다음해 초까지이다. 


1970년대 강원도 동해안에서 도루묵은 삽으로 퍼서 한 삽에 1,000~2,000원에 팔던 흔한 생선이었다. 그러다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도루묵 알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돼 한 때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선조가 몽진 길에 맛본 ‘묵’이라는 물고기가 특별해 ‘은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 환궁 후 그 물고기를 다시 먹어보았으나 예전 그 맛이 아니어서 ‘도로 묵이라 불러라’고 했다는 어원이다.
하지만 ‘도루묵’은 옛 문헌에 ‘돌목’으로 나온다. ‘돌목’은 ‘관목(貫目)’ ‘비목(比目)’ 등과 같이 눈에 특징이 있어 ‘목(目)’이 들어가는 물고기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한해의 끝자락을 향한 11월은 결코 ‘말짱 도루묵’이 아니라고 우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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