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리어왕은 광야에서 외칩니다. K형, 외로움에서 슬픔을 제거하지 못한 리어왕은 폭풍이 휘몰아치는 광야에서 울부짖습니다. 그 울부짖음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후회의 통곡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읽어보지 않아도 읽어 본 것 같은 작품이 ‘리어왕’이라고. 그렇습니다. ‘리어왕’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맥베스, 오셀로는 그 줄거리가 너무나 친숙합니다. 친숙한 만큼 쉽게 막 올리지 못하는 작품도 셰익스피어 4대 비극입니다.   

# K형, 지난 1990년대까지 흔히들 울산을 ‘문화의 불모지’라 표현했습니다. 그렇습니다. 특히, 공연예술 동네에서 이 언어들이 난무할 때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거칠게 난무하는 언어에 대항하기에는 변방의 울산은 그 문화의 힘이 미약했습니다. 하지만 1995년 10월 5일 울산문화예술회관이 개관하고 1997년 7월 15일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문화의 불모지’ 울산은 그 언어의 난무가 조금씩 정리됐다고 생각합니다. 탈 ‘문화의 불모지’ 울산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의 노력과 땀이 있었습니다.    

# 오늘의 울산 예술동네 발전은 정규군과 게릴라와 용병들의 치열한 도전과 인고의 시간들이 필요로 했습니다. ‘리어왕’ 이야기를 하려다 내용이 너무 엇나가는 것 같네요. K형, 지난해 ‘햄릿’ 공연에 이어 올해 ‘리어왕’ 공연을 제작한다고 하니  주위에서는 이런 반응도 있었습니다. “골치 아프게 머할라꼬 제작하냐. 서울에서 적당한 작품 초청하면 되지” 저는 그냥 웃고 말았습니다. 두서없는 이야기를 갈무리 하겠습니다. 연극 ‘리어왕’ 공연이 12월 7일 오후 7시 30분, 8일 오후 4시, 7시 30분, 9일 오후 4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막이 오릅니다. 변방이라 불리는 울산에서 막을 올리는 길 없는 길 위의 작업자가 전하는 공연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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