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한은 기준금리가 이번에 연 1.25%에서 연 1.50%로 올라선 데 이어 내년에 추가로 1〜2차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 0.25〜0.50%포인트 올라서 내년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연 2%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TV 제공]

성장률 낮추고 이자부담에 경기 위축
◆경기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회복 기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가계의 이자 부담을 키워 실물 경기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이 2년 연속 3%대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하는 등 한은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건이 성숙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형적 경기 지표 개선에도 금리 인상의 충격을 감내할 수 있을 만큼 성장세가 공고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금리 인상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소비와 투자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원화가치 상승 요인이어서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 경기상황을 반영해 원화가치가 치솟은 상황이어서 수출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한국경제에 ‘불안한 성장’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이유 중 하나로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 증가세가 꼽힌다. 반도체의 고용창출력이 전통적 주력산업이던 자동차, 선박 등 제조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는 내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인상이 본격화하면 1,419조원에 달한 가계부채의 이자 상환 부담을 높여 서민들의 지갑이 다시 닫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추석 연휴 효과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지난달 생산과 소비가 모두 줄어들어 경기에 대한 불안감을 낳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9월과 비교해 전체 산업생산은 1.5%, 소비판매는 2.9% 감소했다. 특히 울산의 울산 산업 생산은 6.3%, 출하 7.1% 각각 감소한 반면 재고는 23.4% 늘었다. 대형소매점 소비도 1.4%, 건설수주도 44.2% 감소했다.

인상 본격화되면 ‘머니무브’ 우려
◆부동산 자금 ‘엑소더스’ 비상

부동산 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의 8·2부동산 대책과 가계부채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금리 인상까지 이뤄지면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특히 이미 시장 금리가 선제적으로 높아진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부동산 시장이 휘청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대출을 끼고 주택이나 상업용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번 금리 인상과 내년 추가 인상 예고로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심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간 초저금리 탓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돌던 부동자금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두고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낮은 금리 탓에 부동산 시장에 몰렸던 자금이 대거 빠져나오거나 시중 부동자금이 금융권의 고금리 상품으로 흘러들어 가는 대규모 ‘머니 무브’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